제목 | 이영근 신부님_“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루카 18,41)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매일미사/2024년11월21일목요일[(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 |||
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11-18 | 조회수74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 오늘의 말씀(11/18) :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 제1독서 : 묵시 1,4-5. 5ㄴ; 5,1-5ㄱ * 복음 : ,루카 18, 35-43
35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의 일이다. 어떤 눈 먼 이가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다가, 36 군중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37 사람들이 그에게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 하고 알려 주자, 38 그가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39 앞서 가던 이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40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데려오라고 분부하셨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물으셨다. 41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가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42 예수님께서 그에게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43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 군중도 모두 그것을 보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렸다.
* <오늘의 강론> 오늘 <복음>은 예리고의 눈먼 거지(바르티메오)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는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다른 이들의 꾸짖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악을 쓰듯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루카 18,39)
그 당시의 유대인들은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에게서 나온다는 <이사야>(11,1) 예언서의 말씀을 믿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가까이 오자 물으셨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루카 18,41)
예수님께서는 ‘네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으시고, 그의 믿음을 유도하고 고백하게 하기 위해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물으십니다. 곧 당신께 대한 믿음을 묻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의 청원기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곧 첫째는 믿음으로 청하는 일이요, 둘째는 자신이 바라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청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진정 청해야 할 것, 주님 뜻에 합당한 것을 청하는 일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해 주기를 원하는지 빤히 아시지만, ‘우리가 진정 원해야 할 것’과 ‘믿음’을 깨우쳐주십니다. 그러자, 거지 장님은 신뢰와 의탁으로 청합니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루카 18,41)
그런데 대체 무엇을 보아야, ‘다시 본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사용되고 있는 “보다’(anablefo)라는 단어는 ‘위를 쳐다보다’, ‘새로운 것을 보다’, ‘시력을 회복하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신앙의 눈을 뜨기 위해서는 바라보아야 할 대상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에 ‘위에’ 달리신 예수님을 쳐다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십자가를 통해 드러난 ‘그분의 사랑’을 보게 될 때, 비로소 눈을 뜨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곧 ‘관상(theoria)의 눈’입니다. 결국, ‘그분의 사랑을 보는 눈’이 새로운 것을 보는 눈이요 믿음으로 새롭게 보는 영적인 눈인 것입니다. 그것은 육신의 눈을 치유 받는 것을 넘어서, ‘영혼의 눈을 뜨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믿음’이 ‘다시 보게 하고 구원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 18,42) 우리가 태어나면서 물질의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면, 이제는 ‘믿음’을 통해서 영적인 세계, 곧 ‘새롭게 보는 눈’을 떠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그분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보는 일이요, 지금 우리의 길을 사랑으로 동행하고 계시는 그분을 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제 “길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동행하시는 주님을 “따라” 따라나서는 일입니다. 아멘.
*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루카 18,41) 주님! 제가 보지 못함은 태양이 떠오르지 않아서가 아니라 눈을 감고 있는 까닭입니다. 마음이 완고한 까닭입니다. 성전 휘장을 찢듯, 제 눈의 가림 막을 걷어 내소서! 완고함의 겉옷을 벗어던지고, 깊이 새겨진 당신의 영혼을 보게 하소서! 제 안에 선사된 당신 사랑을 보게 하소서. 제 안에 벌어진 당신 구원을 보게 하소서. 제가 바라고 싶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당신께서 해주시고 싶은 것을 바라게 하소서! 아멘.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이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