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님 공현 대축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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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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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1-04 | 조회수246 | 추천수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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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에 미국에 왔습니다.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려면 ‘쇼셜넘버’를 받아야 합니다. 지금은 기억에 없는데, 사무실 직원이 도와주어서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운전면허증은 신분증과 같기에 운전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비행기를 탈 때도 필요하기에 면허증을 취득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이민 변호사의 도움으로 영주권을 신청했고, 신문사에 있었기에 별 어려움 없이 영주권을 받았습니다. 영주권이 나왔다고 주교님께 보고드렸고, 주교님께서는 이왕 영주권이 나왔으니, 미국에 더 있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작년 2월 교구 인사이동으로 저는 뉴욕의 가톨릭 평화신문에서 달라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으로 왔습니다. 저는 교우들에게 ‘준비된 본당 신부’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뉴욕에서 5년 살다가 왔기에 미국 생활에 필요한 쇼셜넘버, 운전면허증, 은행 계좌가 이미 있었습니다. 3년 6개월 동안 브루클린 한인 성당 주일미사를 함께 했습니다. 영주권이 있기에 비자를 얻기 위해서 한국에 다녀올 필요도 없었습니다. 돌아보면 외적인 준비는 어느 정도 갖추었지만, 내적인 준비는 부족했습니다. 사제에게 가장 필요한 건 ‘기도’입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성지순례를 간다는 이유로, 신문 홍보 다닌다는 이유로 꼭 해야 할 기도를 소홀히 한 적이 많았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기도로 자라는데, 기도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사제에게 필요한 건 ‘말씀’입니다. 매일 미사를 위해서 말씀을 읽고, 묵상하지만 그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 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말씀이 제 안에 머물지 않고, 세상의 것들이 제 안을 채웠습니다. 사제에게 필요한 건 ‘시대의 징표’를 보는 안목입니다.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책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가난한 이, 외로운 이, 고통 중에 있는 이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합니다. 뉴욕에 5년 동안 있으면서 이런 내적인 준비는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께 경배드린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만 하느님의 아들로 드러난 것이 아니라, 만민에게 하느님의 아들로 드러나셨음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또 한 번 공적으로 드러나는 때가 있습니다. 맞습니다. 예수님께서 요르단강에서 세례받으실 때입니다. 그때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왔고,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주님께서 공적으로 드러난 것은 주님의 성탄, 동방박사의 경배, 세례 때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이유는 정의를 세우기 위해서는 아니었습니다. 정의는 창과 칼, 권위와 권력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이유는 공정을 세우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오늘 성서 말씀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오늘 화답송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는 하소연하는 불쌍한 이를, 도와줄 사람 없는 가련한 이를 구원하나이다. 약한 이, 불쌍한 이에게 동정을 베풀고, 불쌍한 이들의 목숨을 살려 주나이다.” 그리고 오늘 제2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빛은 정의롭게 비추지 않습니다. 빛은 공정하게 모든 곳을 비추기 마련입니다. 주님의 영광도 정의롭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주님의 영광은 모든 곳에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예수님의 삶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습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아픈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합니다. 하느님 나라에서는 성한 사람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하나 때문에 더 기뻐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리의 기도를 칭찬하셨고,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셨습니다. 세리와 창녀들이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소경의 눈을 뜨게 하셨고, 중풍 병자를 고쳐 주셨고,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하셨습니다. 갈릴래아의 어부들을 제자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오르신 것은 공정을 위해서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에페소인들에게 보내 편지에서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는 것은 혈연이나, 능력, 학벌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삶으로 증거하고, 신앙의 빛으로 비추어야 참된 상속자가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성당과 교회는 성탄을 맞으면서 트리를 만들고 그 위에 예쁜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도시의 밤에 많은 십자가가 붉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불을 밝히고, 트리의 전구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들의 신앙의 불을 밝히는 것, 희망의 빛을 비추는 것 그리고 사랑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주님을 드러내는 주님께 경배하는 참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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