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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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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1-06 조회수83 추천수4 반대(0) 신고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월요일] 마태 4,12-17.23-25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어제는 갓난 아기의 모습으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을 온 세상에 드러내신 주님께서, 오늘은 장성한 청년의 모습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을 드러내십니다. 아기의 모습일 때에는 사람들이 그분을 찾아갔다면, 어른의 모습일 때에는 그분께서 직접 사람들을 찾아가셨다는 것이 다른 점이지요. 그런데 그런 차이점 가운데에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진 게 없고 힘이 없어서 세상의 변두리로 밀려난 작고 약한 이들에게, 세상으로부터 죄인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이방인이라고 무시당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구원의 빛을 비춰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수님이 일부러 세상에서 소위 잘나가는 이들, 부자들과 권력자들 그리고 종교지도자들을 일부러 외면하시거나 배척하신 게 아닙니다. 그들 중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예수님께 무관심했기에, 심지어 어떤 이들은 예수님을 적대시하고 핍박하기까지 했기에 그분께서 주님이심을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지요. 반면 이방민족들과 교류가 잦다는 이유로 거의 이방인 취급을 받았던 갈릴래아나 요르단 건너편, 즈불룬과 납탈리 땅 주민들은 자기들을 찾아오신 예수님이 구세주라고 믿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들이 각박한 세상살이의 어둠, 고통과 시련의 어둠 속에 앉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랬기에 주님께서 비춰주신 구원의 빛을 금새 알아보았고 그 빛에 그들 신앙의 빛이 더해져 더 밝게 빛났던 것이지요. 그러자 갈릴래아, 데카폴리스, 예루살렘, 유다 심지어 요르단 건너편에 사는 이들까지 그 빛을 알아보게 되었고, 그들은 예수님을 따랐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구원의 빛을 비춰주시면서 사람들에게 강조하신 것은 한 가지 바로 ‘회개’입니다. 회개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슈브’(שב)를 직역하면 ‘돌이키다’, ‘돌아오다’라는 뜻인데, 원래 이 그림문자는 ‘집을 무너뜨리는 모양’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곧 자신이 ‘이전에 살던 집’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집’에 머무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전에 살던 집’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알기 전에 욕망과 고집에 휘둘려 살던 생활양식을 뜻합니다. 한편 ‘새로운 집’은 빵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생활양식을 뜻하지요. 따라서 제대로 회개하려면 죄를 뉘우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느님의 말씀 안에 머무르며 그 말씀이 나를 통해 실현되도록 노력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라는 단단한 반석 위에 내 삶의 집을 짓고 그분으로부터 보살핌과 보호를 받으며 기쁘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천 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당신께서 구세주이심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드러내고 계십니다. 그분의 표징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실천으로 따르는 이들만이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기쁜 소식을 분명하게 알아보고 기뻐할 수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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