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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흰 눈 내리는 날/이해인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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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5-01-07 조회수238 추천수3 반대(0) 신고

 

흰 눈 내리는 날/이해인 수녀님

흰 눈 내리는 날

밤새 깨어 있던 겨울나무 한 그루

창을 열고 들어와 내게 말하네

맑게 살려면 가끔은 울어야 하지만

외롭다는 말은 함부로 내뱉지 말라고

사랑하는 일에도 자주 마음이 닫히고

꽁해지는 나에게 나보다 나이 많은

나무가 또 말하네

하늘을 보려면 마음을 넓혀야지

별을 보려면 희망도 높여야지

이름 없는 슬픔의 병으로

퉁퉁 부어 있는 나에게 어느새

연인이 된 나무는 자기도 춥고

아프면서 나를 위로하네

흰 눈 속에 내 죄를 묻고

모든 것을 용서해 주겠다고

나의 나무는 또 말하네 참을성이

너무 많아 나를 주눅 들게 하는

겨울나무 한 그루

- 이해인수녀님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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