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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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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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1-10 | 조회수303 | 추천수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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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회 송년 모임이 있었습니다. 부부 동반으로 함께 했습니다. 모두 단정한 복장으로 모였습니다. 시작하면서 봉사자의 자세라는 ‘동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능력있는 사람을 선택하시는 것이 아니라, 선택한 사람에게는 알맞은 능력을 주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동영상은 한국에 있는 분이 보내 주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듯이 포도주와 곁들인 식사가 마련되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재미있는 게임이 있었습니다. 8개의 원형 테이블이 있었고, 테이블당 팀장을 뽑았습니다. 첫 번째 게임은 각자가 자신을 나타내는 특징 5가지를 적어내는 거였습니다. 저는 ‘하얀 머리, 로만 칼라, 검은 옷, 미소, 미사’라고 적었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자신을 소개하는 특징을 적어서 사회자에게 제출했습니다. 사회자는 그중에 하나를 뽑아서 불러주었습니다. 못 맞출 것 같았는데 사회자가 2가지나 3가지만 이야기해도 잘 맞추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못 맞출 것 같았는데 서로에 관한 관심과 애정이 있어서 다들 잘 맞추었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남극에 있는 펭귄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새끼를 위해서 멀리 먹이를 찾으러 떠났던 엄마 펭귄은 반드시 자기의 새끼에게 먹이를 주었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성서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여인은 젖먹이를 잊을지라도, 하느님께서는 결코 너희를 잊지 않는다.” 다음 게임은 음악의 첫 도입부를 듣고 제목을 맞추고, 팀원이 나와서 노래 부르는 게임이었습니다. 음악적인 감수성이 뛰어난 분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멜로디인데 손을 들고, 제목을 맞추었습니다. 진행자가 다른 노래라고 하니, 아니라고 하였고 결국 진행자가 잘못 알았던 노래도 있었습니다. 저는 아는 노래의 멜로디가 나왔는데 손을 늦게 드는 바람에 다른 팀에서 맞추었습니다. 모두가 집중하면서 노래의 첫 멜로디를 듣다 보니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몰랐습니다. 우리가 언젠가 하느님께로 갈 때를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눈빛만 보셔도, 우리의 옷차림만 보셔도, 우리의 발걸음만 보셔도 금세 알아보실 것 같습니다. 10개월이 조금 넘었는데, 저도 그날 모인 분들의 세례명은 거의 다 알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숨소리만 들으셔도 우리를 알아보실 겁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백범 김구 선생님이 평생 삶의 길잡이로 삼았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눈 덮인 길을 걸을 때는 발걸음을 신중하게 하여라, 지금 네가 가고 있는 길이, 뒷사람에게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머리카락 하나까지 다 아시니, 우리의 발걸음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발걸음이 되면 좋겠습니다. 점수가 가장 높은 게임이 있었는데 진행자가 마음속으로 정한 숫자를 맞추는 게임이었습니다. 이 또한 저는 도저히 맞출 수 없었을 것 같았는데 감수성이 예리한 분들이 있어서 잘 맞추었습니다. 진행자는 본당 설립 50주년이 되는 해를 생각했고, 어찌 알았는지 그 숫자를 맞추는 분이 있었습니다. 진행자는 2025년은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숫자를 생각했고, 어찌 알았는지 그 숫자를 맞추는 분이 있었습니다. 끝으로 수도자, 부제님, 성직자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만드는 게임을 했습니다. 각 팀에서 재치 있게, 재미있는 삼행시를 만들었습니다. 지나친 음주와 지루한 송년 모임도 있는데, 사목회에서 잘 준비해서 의미 있고, 재미도 있는 송년 모임이 되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2024년을 보냈으니,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2025년에도 크신 사랑과 은총을 주시리라 믿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신부를 차지하는 이는 신랑이다. 신랑 친구는 신랑의 소리를 들으려고 서 있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크게 기뻐한다. 내 기쁨도 그렇게 충만하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의 업적이 드러나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길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신랑의 친구는 신랑이 오면 당연히 신부에게 자리를 내어주듯이 기뻐하며 예수님께 자리를 내어 드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세례자 요한에 대해서 ‘여인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가장 귀한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2025년을 지내는 우리의 발걸음이 겸손과 사랑의 발걸음이 되면 좋겠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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