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주간 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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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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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1-13 | 조회수127 | 추천수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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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주간 월요일] 마르 1,14-20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물질만능주의 풍조가 만연한 세상입니다. 더 비싸고 좋은 것을 남들보다 더 많이 가져야 ‘성공’한 것으로 여기지요. 그래서인지 우리 마음은 언제나 ‘더 더 더’를 외치며, 소유를 조금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그리고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내 소유를 늘리는데에 방해가 되거나, 나에게 손해를 끼칠 거 같으면 목소리를 높이며 싸우려 들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하루 하루 사는 게 지옥입니다. 세상 모두를 내 ‘적’이자 ‘경쟁자’로 여기다보니 누구 하나 마음 기댈 사람이 없는 겁니다. 그런 건 살아도 사는 게 아니지요. 그러니 욕망을 비우고 세상과 삶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러면 내 마음을 쥐고 흔들던 덧없는 속된 것들은 전부 쓸려 나가고 광활한 무한함만 남습니다. 그 자리에 주님께서 들어오심으로써 나로 하여금 삶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하시고 나라는 존재를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 주십니다.
그런 점으로 볼 때 신앙생활의 본질은 버리는 데에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도 당신의 모든 권한과 능력을 버리고 인간이 되셨습니다. 우리를 보다 가까이에서 보다 깊이 사랑하시기 위함입니다. 그 사랑만이 당신을 완전하게 채워준다는 걸 아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속 제자들도 배와 그물을 버리고, 심지어 가족까지 버려두고 주님을 따라나섰습니다. 그분을 따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그분을 따르는데에 방해되는 것들을 버리고 자신을 비우는 일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의지하고 있는 것들을 버려야 주님께 온전히 의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긴 가치관을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버려야 주님과 함께 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고, 그분께서 주시는 더 좋은 것들을 받아 누릴 수 있는 겁니다.
그렇지만 ‘버림’은 어디까지나 주님을 더 잘 따르기 위한 조건이자 방법일 뿐, 결코 그 자체가 신앙생횔의 목적은 아닙니다. 무엇을 버렸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찾는지’가 중요한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당신 뒤를 따라오던 요한의 제자들에게 “무엇을 찾느냐?”고 물으신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무엇을 찾는지를 모르면 세속의 것들을 버린 뒤에 갈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됩니다. 깊은 허무와 공허함에 빠져 다른 것들을 더 많이 채우려고 안간힘을 쓰게 됩니다. 우리는 주님을 위해, 그분께서 선포하신 복음이 나에게 진정 기쁜 소식이 되게 하기 위해, 나를 위해 준비하신 하느님의 뜻과 계획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 빈 자리를 주님으로, 그분 뜻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낚였기’ 때문에 모든 걸 버릴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기 삶의 중심이 되셨기에, 주님의 뜻 위주로 삶의 양식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께서 강조하신 ‘회개’입니다. 회개는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삶의 목적과 방향을 주님께로 돌리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사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회개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죽는 날까지 평생동안 계속됩니다. 즉 신앙생활을 한다는 건 끊임없이 회개를 실천하는 것이지요. 회개를 꾸준히, 충실히 실천하는 만큼 날마다 하느님 나라에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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