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온전한 삶 “분별의 지혜; 거리두기”
이전글 이전 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매일미사/2025년1월23일목요일[(녹) 연중 제2주간 목요일]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1-23 조회수155 추천수6 반대(1) 신고

2025.1.23.연중 제2주간 목요일                                                            

 

히브7,25-8,6 마르3,7-12

 

 

온전한 삶

“분별의 지혜; 거리두기”

 

 

위대한 지도자는 당대보다도 후대에 평가받기 마련입니다. 그분의 생애는 현재를 비춰보는 거울이 됩니다.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이 결핍된 보는 눈을 잃은 지식인들이 필히 읽어야 할 책입니다. 정말 그 좋은 두뇌에 많은 지식을 지닌 이들의 눈먼 현실인식을 보면 참으로 답답합니다. 맹신과 광신에는 백약이 무효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다시 묻게되는 질문입니다. 상식과 이성, 진실과 양심, 공정과 정의, 배려와 존중, 균형과 지혜, 예의와 평화등은 좌우, 진보와 보수 이전에 기본적으로 공유해야 할 덕목이겠습니다. 다산 현자의 말씀도 공감이 갑니다.

 

“존경받는 선비들은 공부의 쓸모를 묻는 질문에 자신의 삶으로 대답했다.”

“가장 경박한 사람은 마음을 다스리고 성품을 기르는 일을 쓸데 없다 하고, 책을 읽어 이치를 궁구하는 것을 낡아빠진 이야기라고 한다.”

선생은 많아도 어른은 만나기 힘든 시대요, 삶의 스승, 삶의 지혜가 참으로 목마른 시대입니다. 수행이 결여된 시대, 참된 수행의 훈련과 습관화가 절실한 시대입니다.

 

‘김대중 육성 회고록’을 다 읽었습니다. 근현대사를 공부한 느낌이었습니다. 오늘을 거울같이 비춰볼수 있는 참 유익하고 감동적인 내용들 가득한 책입니다. 수시로 읽고 싶은 책입니다. 감히 말하건데 지금은 좌우 모두에게 존경받고 인정받는, 학자 군주이자 백성을 참으로 사랑했던 세종, 정조이후 최고의 지도자라 칭하고 싶습니다. 두 사례만 인용합니다.

 

“문; 후배 정치인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덕목은?”

“답; 첫째, 정치인은 ‘서생적 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함께 지녀야 합니다. 둘중 하나만 있어서는 안됩니다. 정치하는 데는 원칙과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없으면 좌표를 잃고 권력만 추구하는 정치인이 됩니다.

 둘째, 정치인은 국민의 반보(半步) 앞에서 국민과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비전을 실천함에 있어서 항상 국민과 함께 가야 합니다.-

 

“문; 수많은 고통속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끝내 이겨내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답; 첫째 하느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하느님이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시며 나를 바르게 인도해주실것이라는 믿음입니다.

    둘째, 나를 믿고 따르는 나의 가족과 동지들, 그리고 수많은 국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힘들고 흔들릴 때마다 이분들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의지와 용기를 가졌습니다.

   셋째, 역사에 대한 확신입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했는데요. 역사를 보면 정의롭고 바른 일을 한 사람들이 당대에는 희생당하고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 결국 재평가받아서 후대의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비단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 좋은 도움이 되는 지혜로운 조언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하느님 중심의 삶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바로 그 결정적 모범이 후대에 위대한 새계약의 대사제로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예수님입니다. 히브리서의 고백이 참 좋은 격려와 위로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통하여 하느님께 나아가는 사람들을 언제나 구원하실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늘 살아 계시어 그들을 위하여 빌어 주십니다. 거룩하시고, 순수하시고, 순결하시고 죄인들과 떨어져 계시며 하늘보다 더 높으신 분이 되신 대사제이십니다. 새계약의 중재자이신 대사제 예수님은 하늘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어좌 오른쪽에 앉으시어, 사람이 아니라 주님께서 세우신 성소와 참성막에서 직무를 수행하시는 분입니다.”

 

이래서 감사하게도 날마다 대사제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우리와 함께 하느님께 미사를 봉헌합니다. 착한목자로서 최선을 다한 자연스럽고 당연한 귀결로 하느님은 예수님을 새계약의 중재자인 대사제로 삼으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착한목자로서 참으로 분주했던 전형적인 하루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을 질시하고 배척했던 종교지도자들과는 달리 대다수 가난하고 병들었던 민초들은 갈릴래아는 물론 인근 곳곳에서 치유자이자 구마자이신, 착한목자 예수님을 찾아 구름처럼 모여듭니다. 어둠에서 빛을, 죽음에서 생명을, 절망에서 희망을 찾듯이, 치유의 구원을 찾아 착한목자 예수님을 찾습니다. 죄인들과 떨어져 계신 주님으로 묘사하듯 민초들과 함께 하되 언제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심 또한 예수님의 기막힌 분별의 지혜이자 삶의 지혜였습니다.

 

당신을 밀쳐대는 군중 사이에 불미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거룻배 한척을 마련하여 거리를 두십니다. 바로 이 거리가 서로를 지켜 주며 절제와 침묵, 인내에로, 기도에로 이끕니다. 참사랑은 거리를 견뎌내는 제자리를 지켜내는 고독의 능력이기도 합니다. 말그대로 사랑의 거리, 지혜의 거리, 구원의 거리입니다. 더러운 영들은 예리한 감각으로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고백하나 주님은 당신을 알리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십니다.

 

예수님이 극도로 경계했던바 눈먼 열심의 광신이요 맹신입니다. 오늘날 그대로 입증되는 현실입니다. 하느님 중심을 잃어버릴 때, 광신, 광증, 광풍, 광분, 광란, 광인 등 미칠 가능성이 농후한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구원자 예수님이 경계했던바 중용과 절제를 잃은 바로 이런 열광의 광신자들이요 맹신의 극단주의자들입니다. 예수님은 결코 군중들이 착각하는 그런 영광의 메시아, 승리의 메시아가 아닙니다.

 

메시아 예수님은 그분의 기적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분의 수난과 죽음, 부활 안에서 완전히 계시됩니다.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과 더불어 부활의 영광의 메시아 예수님입니다. 십자가와 부활의 예수님이, 파스카의 예수님이 삶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을 때, 비로소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로, 광신이나 맹신이 아닌, 온유하고 겸손한 온전한 삶을 살 수 있으며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다시 나누고 싶은 제 좌우명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마지막 연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