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영근 신부님_“당신을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마르 3,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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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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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1-23 | 조회수150 | 추천수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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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1/23) : 연중 제2주간 목요일 * 제1독서 : 히브 7,25-8,6 * 복음 : 마르 3, 7-12
7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다. 그러자 갈릴래아에서 큰 무리가 따라왔다. 또 유다와 8 예루살렘, 이두매아와 요르단 건너편, 그리고 티로와 시돈 근처에서도 그분께서 하시는 일을 전해 듣고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왔다. 9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당신을 밀쳐 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시려고, 당신께서 타실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10 그분께서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 주셨으므로,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누구나 그분에게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11 또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12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 * <오늘의 강론> 예수님께서 하신 일들을 전해들은 이들이 온 유다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러 곳에서 몰려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십니다. 그들이 치유를 받고자 몰려왔지만, 예수님의 참 모습을 알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악령들은 예수님을 보기만 하면,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마르 3,11)라고 외쳐댑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엄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마르 3,12 참조)
사실, <마르코복음> 곳곳에서 예수님께서는 마귀들에게 뿐만 아니라, 치유 받은 이들과 제자들에게도 함구령을 내리시며 당신의 신원을 장막으로 가리십니다. 왜 일까요? 당신이 메시아임을 세상에 드높이 선포해야 함이 마땅할 터인데도, 왜 당신의 신원을 꼭꼭 감추실까요? 심지어는 당신의 가르침마저도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여 저들이 돌아와 용서받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마르 4,12)라고 말씀하실까요? 사실, 야훼 하느님께서도 파라오를 마음이 완고하게 하셨고, 그것은 주 야훼께서 하느님이심을 알게 하기 위하심이었습니다. 대체 왜 이처럼 당신의 신원을 알리지 못하게 할까요? 그것은 ‘때’가 아닌 까닭이었습니다. 곧 당신의 참된 모습이 드러날 ‘때’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눈이 가려져 있어, 아직 예수님의 진면목(참된 모습)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마르코 복음>은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마르 1,1)이라는 말로 시작되지만,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진실한 신앙으로 고백하고 있는 곳은 엄밀한 의미에서 딱 한 군데 밖에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때 그곳’에서 비로소 예수님께서 함구령을 내린 그 신원이 밝혀질 것입니다. ‘그때’가 언제인가?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매달리신 때’ 입니다. 그때, 마침내 십자가 아래에서 백인대장은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르 15,39) 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처럼, ‘십자가’를 관상할 때라야 신앙의 눈이 열리고, 비로소 당신을 참되게 알아볼 수 있게 됩니다. 십자가에서 성전을 가리고 있던 ‘휘장’이 찢어지면서, 그 비밀의 신비가 드러납니다. 곧 성전을 가리고 있던 ‘휘장’이 찢어지듯, 우리 자신이 만들어 놓은 우상의 하느님이 부서지고서야, 알고 바라고 믿고 있는 하느님이 부서지고서야, 곧 자신이 온전히 비워지고서야, 자신을 온전히 사랑으로 내어주신 그분을 보고서야,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보고서야, 비로소 예수님의 진면목(참된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제야 그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이 미사 중에, ‘휘장’이 찢어지듯 찢어진 그분의 살과 피를 마시며, 그 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아드님 우리 주님을 관상할 수 있는 은총을 구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당신을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마르 3,12)
주님! 저의 무지를 깨우쳐주소서. 당신의 참된 모습을 알아볼 수 있는 신앙의 눈을 열어주소서. 완고함의 장막을 부수소서. 당신 십자가에 저를 매달고 사랑으로 살게 하소서. 십자가에서 드러내신 당신의 신비를 따라 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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