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3주간 금요일, 성 요한보스코 사제 기념] | |||
---|---|---|---|---|
이전글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참사랑은 지칠 수 없는 이유 | |||
다음글 | 1월 31일 금요일 / 카톡 신부 |1| | |||
작성자박영희
![]() ![]() |
작성일2025-01-31 | 조회수109 | 추천수3 |
반대(0)
![]() |
[연중 제3주간 금요일, 성 요한보스코 사제 기념] 마르 4,26-34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 가운데에서 ‘저절로’ 자라난다는 뜻으로 ‘땅에 뿌려진 씨앗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일단 농부가 땅에 씨를 잘 심어놓기만 하면, 그가 의식하지 않고 있는 사이 씨앗이 싹을 틔우고 크게 자라 열매를 맺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나는지 농부는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벌레를 잡아주고 잡초를 뽑아주며 물이 잘 흘러가도록 고랑을 잘 파주기만 하면, 나머지는 ‘땅’이 알아서 한다고, 즉 하느님께서 당신 섭리의 손길로 그 씨앗이 열매 맺도록 이끄신다고 하십니다.
그 뒤에 바로 겨자씨의 비유가 이어집니다. 너무 작아서 눈으로는 알아보기 힘든 겨자씨처럼 눈으로는 알아보기 힘든 하느님의 뜻을, 보다 정확히 말하면 그분께서 뜻하시는 바를 이루는 말씀의 씨앗을 우리가 마음의 정원에 심기만 하면, 하늘의 새들이 깃들일 수 있을 정도로 너른 품을 지닌 크고 당당한 나무로 자란다고 하십니다. 그러면 그 줄기와 잎이 비를 막아주고, 그 그늘이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며, 우리에게 여러 가지 유익한 것들을 내어줄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 말씀을 따르기만 하면 여러 행복한 일들이 얼어나는데도 왜 우리는 그 말씀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할까요? ‘그걸 믿어서 나한테 뭐가 좋은데?’라는 의구심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대로 따르면 경쟁에서 뒤쳐지고 손해를 볼 것 같은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구심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하느님 말씀의 씨앗을 우리 마음에 심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하느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크고 대단한 믿음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겨자씨만큼 작아보이는 말씀의 씨앗을 싹틔우는데에는 ‘겨자씨 한 알 만큼의 믿음’이면 됩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에서는 양보다 질이, 크기보다 내실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씨앗이 지닌 힘과 능력을 믿지 못한다면 땅을 가꿀 이유도 힘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느님 나라를 진정으로 믿고 바라고 희망하지 않는다면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 뜻을 따를 이유와 힘이 생기지 않습니다.
땅 속에 묻힌 씨앗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분명히 그 안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때가 되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립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면 당장은 내 삶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분명 하느님의 섭리가 내 삶에 작용하고 있으며 때가 되면 그분 뜻이 나를 통해 드러나고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그것을 믿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렇게 믿는대로 사는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그러니 기회될 때마다 하느님 말씀의 씨앗을 믿음으로 내 마음에 심고 순명으로 가꿔야겠습니다. 그러면 종말의 날이 두렵고 공포스러운 날이 아니라, 내 삶이 맺게 될 다양하고 충만한 결실을 확인하는 기쁘고 보람찬 날이 될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