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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4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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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2-03 조회수111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제4주간 월요일] 마르 5,1-20 “그들은 예수님께 저희 고장에서 떠나 주십사고 청하기 시작하였다.“

 

 

 

 

주님께서 마귀에 들려 고통받던 이를 구원해주셨습니다. 그를 괴롭히던 마귀떼를 쫓아내고 그가 사람다운 삶,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겁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사소한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마귀들이 주민들이 놓아기르던 돼지들에게 들어가자 그 돼지들이 기겁을 해서는 호수에 빠져 죽고 만 것이지요. 그 사실을 알게 된 게라사 고을 주민들은 예수님께 ‘자기들 고장에서 떠나달라’고 청합니다. ‘청했다’라고 표현했지만 점잖게 부탁한 게 아니라 나가라고 등을 떠민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과 함께 살던 사람이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졌음을 함께 기뻐하지 않고, 자기들이 그로 인해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것에 분노했던 겁니다. ‘저 사람이 건강해지든 말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왜 내가 저 사람 때문에 손해를 봐야 하는건대?’

 

그들과는 달리, 예수님 덕분에 마귀군단의 괴롭힘에서 해방된 사람은 예수님 곁에 머무르며 그분과 함께 하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무슨 이유에선지 그의 청을 거절하시지요. 왜 그러셨을까요? 더러운 영에서 해방되었다고 해서 바로 ‘성인’이 되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야 평범한 ‘인간’이 되었을 뿐이지요. 사실 마귀를 쫓아내는 것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예수님 당시 많은 이들이 실제로 여러가지 방법으로 구마를 행했으니까요.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우리 안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들을 비워내는 것인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게라사 주민들에게서 보이는 ‘탐욕’입니다. 마귀는 예수님께서 당신 능력으로 얼마든지 쫓아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의지와 결정으로 탐욕을 붙들고 있는 이들은 경우가 다르지요.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하시는 주님이시기에, 그들이 당신을 배척하고 밀어내도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방금 마귀에서 해방된 그 사람이 그들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그에게 ‘복음 선포’라는 소명을 맡기신 겁니다. 그 소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님께 대한 그의 믿음은 점점 더 깊고 단단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마귀들에게 휘둘릴 일도 없어질테니까요.

 

말 못하는 짐승들도 마귀들이 자기에게 들어오는 것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데, 스스로 만든 탐욕이라는 마귀에 사로잡혀 예수님을 거부하는 게라사인들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또한 우리도 주님 뜻에 깨어있지 않으면 언제든 그들처럼 될 수 있음을 생각하니 참으로 두렵습니다. 주님 뜻에 따라 살지 않으면 그분과 함께 있는 게 불편해지고,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우리 영혼은 죄악의 어둠에 점점 더 익숙해져 결국엔 주님께서 비춰주시는 구원의 빛을 스스로 거부하게 되지요. 그러니 힘들고 어려워도, 손해보고 희생하는 거 같아 부담스럽고 억울해도 주님 손을 꼭 붙들고 이렇게 외쳐야겠습니다. “더러운 영아,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아 내 마음 속에서 나가라!”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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