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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마르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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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2-04 조회수138 추천수3 반대(0) 신고

* 오늘의 말씀(2/4) ; 연중 제4주간 화요일

* 제1독서 : 히브 12, 1-4

* 마르 5, 21-43

21 예수님께서 배를 타시고 다시 건너편으로 가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 호숫가에 계시는데, 22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을 뵙고 그분 발 앞에 엎드려, 23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 하고 간곡히 청하였다. 24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와 함께 나서시었다.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르며 밀쳐 댔다. 25 그 가운데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다. 26 그 여자는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 부었지만, 아무 효험도 없이 상태만 더 나빠졌다. 27 그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군중에 섞여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다. 28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29 과연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30 예수님께서는 곧 당신에게서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군중에게 돌아서시어,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31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반문하였다. “보시다시피 군중이 스승님을 밀쳐 대는데, ‘누가 나에게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십니까?” 32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누가 그렇게 하였는지 보시려고 사방을 살피셨다. 33 그 부인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워 떨며 나와서 예수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다 아뢰었다. 3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35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는,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36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말하는 것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37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당신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셨다. 38 그들이 회당장의 집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소란한 광경과 사람들이 큰 소리로 울며 탄식하는 것을 보시고, 39 안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어찌하여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느냐? 저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40 그들은 예수님을 비웃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다 내쫓으신 다음, 아이 아버지와 어머니와 당신의 일행만 데리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셨다. 41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말씀하셨다. “탈리타 쿰!” 이는 번역하면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는 뜻이다. 42 그러자 소녀가 곧바로 일어서서 걸어 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사람들은 몹시 놀라 넋을 잃었다. 43 예수님께서는 아무에게도 이 일을 알리지 말라고 그들에게 거듭 분부하시고 나서,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이르셨다.

* <오늘의 강론>

오늘 <복음>은 하혈병을 치유 받은 여인 이야기와 회당장 야이로의 딸의 소생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회당장 야이로의 딸의 소생 이야기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야이로는 회당장으로서 명예와 존경을 받는 자였지만, 죽어가는 어린 딸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 속수무책의 슬픔과 절망 속에서 야이로는 예수님께 와 엎드려 간청을 드립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마르 5,23)

죽어가는 딸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이 애틋한 사랑과 믿음에 예수님께서는 그를 따라 나섭니다. 비로소 딸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막 길을 돌아서는데, 사람들이 소식을 전합니다.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마르 5,35)

참으로 모든 희망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입니다. 깊은 절망과 슬픔에 빠져드는 순간입니다. 오로지 한 곳 하느님께 희망을 두었는데, 그 희망이 이루어지는가 싶더니 와르르 무너져 버린 참담한 순간입니다. 그야말로 하염없이 넘어지는 절망의 순간, 억울함과 원망이 밀어닥치는 순간입니다.

이러한 순간을 맞이하면, 우리는 어찌하는가? 이 절망의 순간, 억울함과 원망이 밀어닥치는 이 순간, 하염없이 넘어지고 말 것인가? 아니면 더 깊은 데서 물을 길어 올릴 것인가? 사실, 바로 이 순간이 우리가 응답해야 할 순간입니다. 바로 이 순간이 더 깊은 곳으로부터 믿음을 퍼 올리는 기회의 순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마르 5,36).

그렇습니다. 바로 이 죽음의 순간이 더 깊은 곳으로부터 믿음을 길러 올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생명을 들어 올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마르타는 예수님께 대답하였습니다. “예, 주님!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그를 다시 살리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위기의 순간이 믿음의 시련이기도 했지만, 바로 기회의 순간이었습니다. ‘따님이 이미 죽었으니,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의 말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는 예수님의 말을 따를 것인가? 라는 결단의 바로 이 순간이 믿음이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순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기서도 야히로의 믿음을 끌어올리십니다. 딸의 병을 고쳐주실 분으로 믿었던 예수님을, 이제는 이미 죽은 딸을 살려내실 수 있는 분으로, 그 믿음을 끌어올리시는 순간입니다. 바로 이 순간이 믿음이 자라나는 순간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를 더 깊은 믿음에로 이끄신 까닭입니다.

참으로 믿음은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 있습니다. 우리가 끝났다고 여길 때, 바로 그때 하느님께서는 일을 시작하십니다. 우리가 절망적이라고 여길 때, 바로 그 때가 구원의 때요, 은총의 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마르 5,41)

하오니, 주님! 오늘 저희가 일어나게 하소서! 말씀을 듣고 일어나게 하소서!

믿음으로 일어나게 하소서! 당신과 함께 일어나게 하소서! 일어나 진리 안을 걷게 하소서!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마르 5,30)

주님!

군중 속에 있지만 말고, 당신 옷에 손을 대게 하소서!

쫓아다니지만 말고, 당신 옷을 꼭 붙들고 따르게 하소서!

간절함과 믿음으로 말씀의 옷깃을 꼭 붙들게 하소서!

당신 말씀의 옷을 입히시어 당신 생명을 드러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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