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4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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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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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2-04 | 조회수131 | 추천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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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4주간 화요일] 마르 5,21-43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한 회당장이 예수님께 간절히 청합니다.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 보통의 경우 환자는 의사에게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치료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알아서 잘 치료해주시라고 믿고 맡길 뿐이지요. 그런데 오늘 복음 속 회당장은 예수님께 ‘아이에게 손을 얹어’ 병에서 낫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찾아온 병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어 치유해주신다는 소문을 전해듣고는, 그분께서 그렇게 해주시면 자기 딸도 병에서 나을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겁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함께 집으로 가던 도중 딸이 죽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이미 죽어버렸다면 예수님께서 손을 얹어주신다한들 무슨 소용인가 싶어 절망에 빠지려는 찰나, 예수님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듣게 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믿음이란 주님의 전능하심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사랑과 자비가 넘치시는 그분께서 당신 뜻대로 하시도록 자신을 그분께 의탁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내 뜻과 계획대로 안되면 어쩌나’하는 쓸 데 없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은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혈루증을 앓던 여인과 회당장은 주님께 대한 믿음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만나지요. 그 여인을 처음에 가로막은 것은 그녀가 가진 재산이었습니다. 다른 여인들에 비해 재산을 많이 갖고 있었기에 자기도 모르는 새 그것에 의지하려는 마음이 생긴 겁니다.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은’ 뒤에야 비로소 그녀의 마음은 주님을 향하게 됩니다. 그 여인을 가로막은 두번째 장애물은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하는 두려움입니다. 그로 인해 자기 병을 치료해달라고 주님 앞에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고 몰래 뒤에서 그분의 옷자락을 만지지요. 물론 그 소박하고 단순한 믿음만으로도 질병이 치유되는 은총을 받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녀의 믿음이 깊고 강해져 구원에 이르는 것이기에, 주님은 조용히 넘어가고 싶은 그녀의 마음을 아시면서도 일부러 사람들 앞으로 그녀를 불러내십니다. 그리고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며 그녀에게 구원을 약속해주시고, 그녀가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지는 것이 또한 참된 평화를 누리는 것이 당신께서도 바라시는 바임을 천명하시며 그녀의 마음 속에 있던 일말의 죄책감까지 다 지워주십니다.
한편 회당장의 믿음을 가로막은 건 ‘이제와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라고 말하며 그의 믿음을 약하게 만드는 주변사람들입니다. 그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척, 예수님이 고생하시지 않게 신경써주는 척 하지만 실상은 그의 마음을 어지럽혀 주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려는 사악한 세력의 계략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의 믿음을 약하게 만드는 모든 이들을 다 내쫓으시고 그가 오로지 당신에게만 집중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놀라운 권능으로 죽었던 그의 딸을 되살려주시지요. 그 결과 회당장은 예수님께서 삶과 죽음까지 주관하시는 주님이심을 알아보고 믿게 됩니다. “그분을 밀쳐대는 이는 많지만, 믿음으로 만지는 이는 적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입니다. 우리들 역시 그저 예수님을 쫓아다니기만 하는, 그분께 대한 참된 믿음 없이 각자의 욕망에 사로잡혀 그분을 밀쳐대는 군중들 중 한 사람은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주님은 참된 믿음과 철저한 순명의 각오로 당신께 손을 뻗는 이들을 구원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니 주님 말씀을 듣고 지킴으로써 그분의 권능이 우리 안에 흘러들어오게 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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