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송영진 신부님_<물질적으로는 ‘빈손’, 영적으로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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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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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2-05 | 조회수116 | 추천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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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으로는 ‘빈손’, 영적으로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예수님께서는 여러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르치셨다. 그리고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또한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마르 6,7-13).”
1) 예수님은 사람들을 구원하러 세상에 오실 때, 물질적으로는 ‘빈손’으로 오신 분입니다. 그러나 영적으로는 ‘모든 것’을 가지고 오신 분입니다. 제자들은(신앙인들은) 바로 그 예수님의 뒤를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물질적인 복을 얻으려고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구원을 받으려고 따라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파견하시면서 ‘빈손’으로 가라고 명령하신 것은, 세상에 오실 때의 당신의 그 모습 그대로 사람들에게 가라는 명령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은, 예수님을 증언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도들이 ‘빈손’으로 가는 것은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그들 자신들의 ‘삶’으로 증언하는 일이 됩니다.
2) ‘빈손’으로 가라는 명령은, 복음을 전하러 갈 때에는 ‘복음만’ 가지고 가라는 명령이기도 합니다. 만일에 먹고사는 것을 걱정하면서 가면,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걱정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될 것입니다.
3) 사도들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모든 것을 버리고’, ‘빈손으로’ 따라나선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따라다니는 동안에도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따라다녔을 것입니다. 사도들에게는 빵도 없었을 것이고, 여행 보따리도 없었을 것이고, 돈도 없었을 것입니다. 또 껴입을 여벌옷도 없었을 것입니다. 전대 같은 것은 아예 가지고 있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가지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을 텐데, 예수님께서는 왜 그런 것들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셨을까? 예수님의 명령은, 처음에 예수님을 따라나설 때의 그 모습 그대로 떠나라는 명령입니다. 또 그런 것들을 구하려고 하지 말라는, 즉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라는 명령이기도 합니다.
4) 복음을 전해 듣는 입장에서 생각하면, 예수님 말씀은 ‘복음만’ 청해서 받으라는 가르침입니다. 사도들은 예수님께서 주신 것만 가지고 있을 수 있고, 가지고 있는 것만 사람들에게 줄 수 있습니다. 또 이 가르침은 예수님께 ‘구원과 생명만’ 청해서 얻으라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요한 6,27).” 예수님은 우리에게 물질적인 것들이나 세속적인 것들을 주려고 오신 분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주시지 않을 것을 청하면, 아무리 간절하게 청해도 얻지 못합니다. 그것은 신앙이 아니라 기복신앙이고, 미신입니다.
5) 사도행전에 있는 다음 이야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오후 세 시 기도 시간에 성전으로 올라가는데, 모태에서부터 불구자였던 사람 하나가 들려 왔다. 성전에 들어가는 이들에게 자선을 청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그를 날마다 ‘아름다운 문’이라고 하는 성전 문 곁에 들어다 놓았던 것이다. 그가 성전에 들어가려는 베드로와 요한을 보고 자선을 청하였다. 베드로는 요한과 함께 그를 유심히 바라보고 나서, ‘우리를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가 무엇인가를 얻으리라고 기대하며 그들을 쳐다보는데, 베드로가 말하였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그러면서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러자 그가 즉시 발과 발목이 튼튼해져서 벌떡 일어나 걸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미하기도 하였다(사도 3,1-8).” 여기서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라는 말은, 사도들이 물질적으로는 ‘빈손’으로 생활하고 있었음을 나타냅니다. 파견되었을 때만 ‘빈손’이었던 것이 아니라, 그 후에도 계속 그렇게 생활했다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것”은 예수님께서 주신 권능과 권한, 그리고 성령의 은사로 받은 ‘치유의 능력’입니다. 사도들에게는 자선을 청하는 이에게 줄 돈은 없었지만, 그들은 ‘돈보다도 훨씬 더 좋은 것’을 가지고 있었고, 바로 그것을 장애자에게 주었습니다. 만일에 그 장애자가 예수님을 믿고 있었다면, 또 예수님의 사도들을 알고 있었다면, 처음부터 ‘몇 푼의 돈’이 아니라 ‘주님의 은총’을 청했을 것입니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마태 7,11)”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연중 제4주간 목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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