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4주간 금요일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주님의 ‘제자이자 사도’로서의 기본적 자질 “ |2| | |||
작성자조재형
![]() ![]() |
작성일2025-02-06 | 조회수320 | 추천수6 |
반대(0)
![]() |
하느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으로 이끌어 주신다는 걸 느낍니다. 병자성사를 받은 형제님이 다음 날 하느님의 품으로 갔습니다. 보통 장례미사는 선종 후 3일 후에 하게 됩니다. 장례미사가 예정된 날은 제가 몇 달 전에 약속한 날이었습니다. 약속을 변경하려고 생각했습니다. 항공권도 예약했고, 숙소도 정했지만, 장례미사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족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고인의 가족이 한국에서 오기 때문에 장례미사를 늦추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가 미안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해 주셨습니다. 약속도 지킬 수 있었고, 장례미사도 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원하는 걸 채우려고 하면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의 방법으로 거두어 가십니다. 아합왕은 힘과 권력으로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았지만, 하느님께서는 아합왕의 잘못을 심판하셨습니다. 욕망에 눈이 멀었던 노인들이 수산나를 욕보이려 했지만,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을 보내셔서 노인들의 욕망을 심판하셨습니다. 헤로데는 하느님께서 보내신 세례자 요한을 죽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옳은 말 했기 때문입니다. 헤로디아는 사람의 방법으로 세례자 요한을 죽였습니다. 헤로데는 체면 때문에 의로운 세례자 요한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억울한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몸에서 난 사람 중에서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사람은 없다.” 2024년 12월에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국방부 장관은 군을 동원했습니다. 장관들에게는 비상계엄에 해야 할 임무를 주었습니다. 치밀한 작전과 대통령의 권한으로 비상계엄은 성공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의 방법으로 비상계엄을 해제하였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국회로 달려온 국회의원들이 있었습니다. 맨몸으로 총을 든 군인들을 막아선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았던 군인들이 있었습니다.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를 결의하였고, 비상계엄은 5시간 만에 해제되었습니다. 공수처와 검찰은 헌법을 위반하고, 국헌을 문란하게 한 군인들을 수사했습니다. 법원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대통령에 대해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공수처의 소환 조사에 대통령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영장 집행은 경호처의 반발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직무가 정지되었지만,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법원은 2차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번에는 경호처의 직원들이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대통령은 체포되었습니다.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법 앞에는 평등하다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 예상되는 길이 있습니다. 국회에서 탄핵당한 대통령에 대해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 대통령은 파면되고,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면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결정하리라 믿습니다.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이 건강하였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께서 나를 도와주는 분이시니 나는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하느님의 말씀을 일러 준 여러분의 지도자들을 기억하십시오. 그들이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 살펴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십니다.” 오늘 화답송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 나를 거슬러 군대가 진을 쳐도, 내 마음 두렵지 않으리라. 나를 거슬러 전쟁이 일어나도, 그래도 나는 안심하리라. 환난의 날, 그분은 나를 당신 초막에 숨기시고, 당신 천막 은밀한 곳에 감추시며, 바위 위로 나를 올려 세우시리라.” 오늘은 서울대교구의 사제 서품식이 있는 날입니다. 새 사제들에게 주님의 사랑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엊그제 같은데 저도 벌써 사제가 된 지 34년이 지났습니다. 지나온 발걸음을 보면 늘 부족하고, 부끄럽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런 저를 지금까지 사제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오직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사제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사제는 이슬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사제는 험한 파도에 흔들리는 작은 돛단배와 같습니다. 하지만 주님께 대한 굳센 믿음이 있다면, 다윗처럼 자기의 잘못을 겸손하게 뉘우친다면, 베드로 사도처럼 참회의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하느님께서는 그런 사제를 지켜 주실 것입니다. 힘을 주실 것입니다. 지혜를 주실 것입니다. 용기를 주실 것입니다. 새 사제들이 주님을 따르는 충실한 제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를 청합니다. 주님! 새 사제들이 겸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맡겨진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성실함을 주소서.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사제가 되게 해 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