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4주간 목요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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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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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2-06 | 조회수149 | 추천수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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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4주간 목요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 마르 6,7-13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열 두 제자에게 복음선포의 사명을 맡겨 파견하시면서,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참된 자유를 누려야만 그 사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음을 강조하십니다. 재물을 포함한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탐욕을 지니고 있으면 자꾸 그것들에 연연하느라 자기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없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에 집착하면 그들 눈치를 보고 그들 마음에 드는 일을 하느라 정작 ‘하느님의 일’에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입고 있는 옷과 신발, 그리고 지팡이처럼 필수적인 것들 말고는 아무 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또한 자기에게 더 잘해주는 이들을 찾아다니지도, 자기 말을 잘 안들어주는 이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도 말라고 하시지요. 오늘은 그 중 인간관계의 문제에 대해 묵상해봅니다.
첫째, 내가 ‘하느님의 일’을 한다는 이유 하나로 나를 기꺼이 받아들여주고 환대해주는 이가 있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의 호의를 받아들여 그 집에 머물라고 하십니다. 머무르는 동안 혹여 불편하거나 힘든 부분이 있다고 해서 금방 그 집에서 나오거나, 여건이나 대우가 더 좋은 다른 집을 찾아다닌다면, 그건 내가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지 못하고 사람에게 의존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그런 나 때문에 나에게 호의를 베푼 그 은인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될 것입니다. 둘째, 내가 주님 뜻에 맞는 일을 하는데도 사람들이 나를 받아들여주지 않고, 내 말을 무시하며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더라도 야고보나 요한이 그랬듯 그들을 원망하거나 분노를 쏟아내지 말라고 하십니다. 스승이신 예수님도 냉대와 배척을 받으셨는데 내가 뭐라고 무조건 인정받고 내 뜻이 수용되기를 바라는지요? 정작 나 자신은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순명하지 않으면서 왜 다른 사람들이 내 뜻을 따라주지 않는다고 그들에게 화를 내는지요? 그런 마음에 휘둘리면 내 뜻만 신경쓰느라 하느님의 뜻에서 멀어지게 되니 그러지 않도록 항상 겸손과 순명의 자세를 지녀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말씀과 반대의 모습으로 사는 이들이 참 많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나를 받아들여줘야 그 안에 머무르는 것인데, 가족이라는 이유로 친하다는 핑계로 무조건 나를 받아들여주기를 강요합니다. 그리고는 제 기분과 기호에 따라 이것 저것 요구하며 상대방에게 민폐를 끼치지요. 그런 나의 무례함과 경우없음에 상대방이 지치고 힘들어 나를 밀어내면,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라며 오히려 그를 원망하고 모든 것을 그의 탓으로 돌립니다. 내가 그런 모습으로 사는데 다른 이들이 나를 통해 주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요? ‘천주교 신자라는 사람이 왜 저래?’라는 실망감으로 인해 오히려 그분과 멀어지게 되지 않겠는지요? 그러면 나는 스스로가 하느님 뜻으로부터 멀어진 것에 대한 책임과 그 사람을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책임 모두와 관련하여 무거운 벌을 받게 될 겁니다. 그러니 사람에 한 눈 팔지 말고 하느님만 바라봐야 합니다. 내 이웃 형제 자매 안에 계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찾아내고 있는 그대로 내 안에 받아들이며 사랑으로 섬겨야 합니다. 사람은 각자가 되질하는 그 되로 고스란히 돌려받는 법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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