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5 주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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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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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2-08 | 조회수267 | 추천수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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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입니다. 수업 시간에 손을 들고 질문하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학생은 질문하지 못했습니다. 질문은 두 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모르기 때문에 질문하는 경우와 아는데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하는 질문입니다. 모르는 친구들은 수업에 큰 관심이 없어서 질문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저도 질문하지 않는 학생이었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공부하면서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저도 수업 시간에 손을 들고 질문하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가려운 곳을 긁어 주듯이,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선생님은 칠판에 문제를 내시고, 제게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걸 아시기 때문에 맡기셨습니다. 고등학생 때입니다. 친구들과 서울역에서 기차 타고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출발시간이 되었는데 3명이 오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남아서 기차표를 주어야 했습니다. 제가 남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저는 좋아하던 여학생과 같이 가고 싶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제 친구가 함께했고, 저는 남아서 늦게 온 친구들에게 표를 주고 같이 왔습니다. 그래서 인지, 저는 그 여학생의 마음을 얻지 못하였고, 신학생이 되었습니다. 늦게 오는 친구를 위해서 남아 있었던 것이 어쩌면 저의 사제 성소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성서에 보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늦은 나이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모세는 말주변이 없음에도 하느님이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양치는 목동도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도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세리도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을 박해하였던 바오로도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직업, 나이, 성격, 재능이 다르지만 모두 하느님과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부르심을 받고 예언자가 된 사람들, 부르심을 받고 사도가 된 사람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가 ‘주님 저를 보내 주십시오.’라고 했던 것처럼 하느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였습니다. 고난과 역경이 다가와도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였습니다. 그물과 배를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제자들은 복음의 사도가 되었습니다. 성서에 보면 거짓 예언자들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지만 응답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이 뜻보다는 자기의 뜻을 내세우는 사람들입니다. 고난과 역경이 다가오면 도망가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거짓 예언자들의 위선과 교만을 비판하셨습니다. 그릇의 겉은 닦지만 안은 닦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은 아무 일하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에게 짐을 맡기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등불을 켜놓고 그것을 됫박으로 가리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자신도 하느님께 가지 않으면서 남도 하느님께 가지 못하게 막는다고 하였습니다. 주인이 보낸 종들을 때리고 쫓아낸다고 하였습니다. 주인이 보낸 아들까지도 죽인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모두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나는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습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신앙은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로또 복권 당첨이 아닙니다. 신앙은 원하는 것을 만들어 주는 요술 지팡이가 아닙니다. 신앙은 나의 짐을 남에게 떠넘기는 위선과 가식이 아닙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최고의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방법으로 부르심을 받았든지, 최선의 삶이 있는 것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하느님을 찾게 되었든지, 삶의 지뢰밭은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유혹의 달콤함은 가리지 않고 모든 신앙인을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이사야 예언자,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가 보여 주었던 것처럼 ‘겸손’함을 가지는 것입니다. 나의 욕심과 교만함을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어떤 방법으로 하느님을 찾았느냐를 묻지 않으시고, 우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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