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죄인임을 고백한 이 만이 주님 제자로 / 연중 제5주일 다해(루카 5,1-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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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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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2-08 | 조회수92 | 추천수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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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죄인임을 고백한 이 만이 주님 제자로 / 연중 제5주일 다해(루카 5,1-11) 아침나절 군중이 벌떼처럼 몰려오는 호숫가, 누가 뭐래도 베드로는 지쳐 있었다. 밤새 그물을 던졌지만 고기가 한 마리 잡지 못한 그였기에. 입질도 없는 낚시는 얼마나 긴 인내를 요구하는지, 해 본 이만이 그 심정 알게다. 머리가 멍한 그즈음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러고는 다시 그물을 내리란다. 베드로의 운명을 바꿀 선택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는 머뭇거리고 망설였을 것이리라. 밤새 허탕 쳤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또다시 그물을 던졌다. 결과는 배 두 척으로도 끌어올릴 수 없을 만큼의 고기가 잡혔다. 이렇게 해서 베드로는 드디어 사람 낚는 이로 선택되는 운명이었다. 스스로 순명의 그 길을 들어선 것이다. 지친 어부에서 예수님의 으뜸 제자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변화를 이끈 주체는 베드로가 아니라 예수님이시다. 그분께서 선택하셨기에 베드로는 바뀔 수 있었다. 그러니 사람의 운명은 전적으로 주님께 달렸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이 뜻을 잘 생각해보자. 얼핏 보기에는 ‘낚는다.’라는 것은 단지 미끼를 이용해 고기를 한 마리 한 마리 잡아 올리는 것을 떠올릴 게다. 그러나 여기서는 줄낚시나 대낚시 때 사용하는 바늘 같은 게 아닌 그물로 건져 잡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베드로가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은 것처럼 ‘사람을 낚는다.’ 라는 말은, 어쩜 ‘사람을 통째로 사로잡는다.’ 라는 의미일 게다.
그분께서 일러주는 교훈을 되새기자.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베드로에게는 그날 그 아침에 순간 예수님 말씀이 부질없이 들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다시 그물을 내렸다. 자신의 뜻을 고집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는 예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그만 자신의 콧대를 꺾었다. 베드로는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을 그대로 따랐더니, 많은 물고기가 잡힌 기적의 은총을 체험했다. 예수님 권능을 지켜본 마음 급한 그는, 그분께서 바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깨닫고 주님 앞에 엎드려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이입니다.” 라고 고백한다. 그분 앞에 설 수 없는 죄인이라는 그의 이 고백이, 어쩌면 우리의 고백일 수도. 텅 빈 성전 감실 앞에서 회개의 피눈물 쏟으며 양팔 기도로 죄인임을 고백한 적 어디 있었는가? 펑펑 날리는 눈바람 속에서 묵주 들고 십자가의 길 하염없이 걸어 본 자만이 주님의 진정한 제자가 될 수 있으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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