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5주간 월요일,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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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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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2-10 | 조회수129 | 추천수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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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5주간 월요일,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 마르 6,53-56 “사람들은 곧 예수님을 알아보고, 그 지방을 두루 뛰어다니며 병든 이들을 들것에 눕혀, 그분께서 계시다는 곳마다 데려오기 시작하였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겐네사렛’이라는 곳으로 들어가십니다. 그곳은 토질이 비옥하고 기름진 평야가 넓게 펼쳐진 곳으로 작물을 심으면 많은 소출을 얻을 수 있었지요. 그 풍족함 덕분일까요? 그 지역 주민들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보여줍니다. 본인 혹은 자신과 가까운 이들을 치유해주시기를 바랐던 다른 이들과는 달리, 예수님께서 자기들 고을에 오셨다는 소식을 듣자 그 지방 곳곳을 뛰어다니며 병든 이들을 들것에 눕혀 예수님 앞으로 데리고 온 것입니다. 자기 힘으로는 예수님 가까이 갈 수가 없어 치유의 은총을 받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이들을 안쓰럽게 여기며 그들을 위해 자선을 베푸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시며 예수님도 큰 감동을 받으셨을 듯 합니다. 그리고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아끼는 그들의 소중한 마음과 정성이 헛되지 않도록 당신 앞에 나온 병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치유해주셨을 겁니다.
한편, 이웃을 소중히 여기는 그들의 마음가짐은 예수님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예수님의 입장이나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그분 앞으로 나아가 원하는 걸 청하기 위해 그분을 밀쳐댔던 이전 고을 사람들과는 달리, 예수님의 옷자락 술에 손이라도 대개 해달라고 그분께 ‘먼저 청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구원을 받을 것이라 믿고 기대하는 건 그들의 자유입니다. 또한 그분의 앞에 병자들을 데려다 놓는 것도 그들이 할 수 있는 노력이지요. 그러나 그들에게 치유의 은총을 베푸시는 것은 전적으로 예수님의 뜻과 의지에 달린 일이라 생각했기에 먼저 그분께 허락을 구한 겁니다.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태 8,2)라고 외쳤던 나병환자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굳게 믿으며 그분 뜻에 철저히 순명하려는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그런 겐네사렛 고을 사람들의 성숙한 믿음 덕분에,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댄 사람들 모두가 ‘구원’을 받습니다. 주님께 대한 참된 믿음이 없었다면 ‘잘해봐야’ 질병이 낫는 수준에 그쳤을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들의 ‘주님’이심을 철저한 순명과 전적인 의탁으로 드러냈기에, 주님께서 그 믿음을 보시고 그들에게 구원의 은총을 베풀어 주신 겁니다. 주님은 우리가 믿는대로 이루어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겐네사렛 고을 사람들을 본받아야 합니다. 우리가 주님께 진정으로 바라야 할 것은 당장 몸의 아픈 부위가 낫는 육체적 치유가 아닙니다. 믿음의 눈으로 주님을 알아보고 기도로 그분의 뜻을 헤아리며 그것을 삶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그분과 깊은 일치를 이루어야 하지요. 그것이 우리가 희망하는 ‘구원’이자 ‘영원한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함으로써 그분을 만나고, 그분의 능력이 우리 안에 흘러들게 해야 할 일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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