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5주간 토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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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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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2-15 | 조회수242 | 추천수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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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5주간 토요일] 마르 8,1-10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이 세상에서 누리는 우리의 ‘삶’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그분께 구원을 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기 전에는 작은 시련에도, 사소한 난관에도 허무하게 사그러들 수 있는 약하디 약한 불꽃이지요. 그렇기에 그 약한 불꽃이 믿음으로 강화되어 활활 타오르는 횃불이 될 때까지, 물가에 심겨진 나무처럼 우리 삶의 뿌리가 주님이라는 생명의 샘에 닿아 충만한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될 때까지 절대 방심하지 말고 완성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기도를 통해 끊임없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고, 사랑과 자비의 실천을 통해 그 뜻을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 믿음이 굳건해지면 어떤 고통과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고 하느님 앞에서 온전히 살아있는 존재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은총에 따르는 결과에, 눈에 보이는 현상이나 숫자에 얽매이고 연연하다보면, 그 은총을 베풀어주시는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지요. 그러니 “너희에게 빵이 몇개나 있느냐?”는 예수님의 질문에 ‘일곱 개 밖에 없다’며 난처한 표정을 짓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부정적 생각으로 주님께서 일으키시는 사랑의 기적에 협력하기를 주저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닮아서는 안됩니다. 사흘 동안이나 당신 곁에서 고생한 이들의 끼니까지 챙기시는 예수님의 공감과 측은지심을 닮아야 합니다. ‘사랑과 자비가 넘치시는 하느님이시라면 그들을 위해 청하는 기도를 반드시 들어주실 거라는 믿음을 닮아야 합니다. 그리고 기도의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 심지어 원하는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제자들은 빵을 가지지 못한 게 아니라 자기들이 빵을 갖고 있다는 것을, 주님께서 원하시는 기적을 일으키는데에는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뿐입니다. 분명히 ‘있는 것’을 없다고 여기는 것은 무지이고,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의 참된 가치를 모른 채 ‘그걸로는 소용 없다’고 여기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오늘 우리도 하느님의 말씀을 귀기울여 듣지 않는다면, 그분께서 충만하게 베풀어 주시는 은총과 사랑을 깨닫지 못한다면 제자들과 똑같은 무지와 어리석음에 빠질 수 있습니다. 나에게 있는 것을 제대로 알아보게 해주는 마음가짐이 ‘감사’입니다. 비교의 눈으로 보면 나에게 없거나 부족한 것들이 먼저 보이짐만, 감사의 눈으로 보면 내가 이웃과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보이는 것이지요.
나눔은 우리를 하느님 나라로 이끌어주는 구원의 나침반입니다. 나눔은 더 가지기만을 바라는 우리의 반쪽짜리 행복에 부족한 반쪽을 채워주는 하느님의 은총이자 섭리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심지어 목숨까지 아낌없이 내어주는 삶을 사심으로써 참된 사랑을 완성하시고 부활의 영광을 누리셨습니다. 그렇기에 그분을 믿고 따르는 우리도 나눔과 사랑을 실천해야겠지요.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 뜻을 따르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는 것을 가장 마음아파 하십니다. 그러니 변명거리를 찾기 전에 나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는지를, 나에게 그 빵을 나눌 마음이 있는지를 먼저 성찰해봐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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