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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 꽃보다 아름다운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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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5-02-16 조회수91 추천수1 반대(2) 신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안치환 가수의 노래가 있습니다. 이 노래 제목처럼 정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있을까요? 어떻게 생겨야 그럴까요? 저는 인생을 그렇게 오래 살지 않았지만 그런 사람을 여럿 봤습니다. 근대 그 대상이 대개 여자분이십니다. 제가 남자라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뵌 분인데 20대 때 서울 지하철에서 뵌 아주머니였습니다. 아마 25살 때쯤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분은 뭐라고 할까 아름답다라는 표현보다는 후덕한 이미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우아한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나이에 이런 분을 보고 아름답다고 하니 웃으실 분도 계실 겁니다. 뭐 웃으셔도 됩니다. 사람은 다 눈으로 뭔가 사물을 봐도 그 보는 눈이 다 다릅니다. 마치 시인의 눈은 똑같은 산을 봐도 시인이 보는 산과 일반 사람이 보는 산의 모습이 다르듯이 말입니다.

 

어제 운동을 하러 짐에 가기 전에 대구시는 아니고 변두리에 있는 어떤 성당 카페에 가입했습니다. 제가 전에 가끔 미사를 봤던 본당에 계셨던 수녀님의 소식을 그 본당 카페에 올라온 공지를 보고 이동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사실 그 수녀님에 대한 글도 저번에 한번 올렸습니다. 저는 그 수녀님과 대화를 해봤다고 해봐야 불과 몇 분 정도였습니다. 그 수녀님에 대한 감사함이나마 잠시 전하려고 카페에 가입을 했는데 생각보다 어떤 조건도 없고 간편했고 가입하자마자 바로 가입승인 절차가 나와 왜 가입을 했는지 이유와 가입인사란에 수녀님에 대한 인사를 짧게 올렸습니다. 올리고 난 후에 바로 댓글이 달렸습니다. 미카엘이라는 어떤 형제님이 수녀님께 전해드리겠다고 하는 댓글에 제가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카페에 보니 저희 본당에 계셨던 수녀님 두 분이 거쳐가셨던 본당이었습니다. 한 수녀님은 제가 영세를 받았을 때 작은 수녀님이셨고 그 수녀님이 대구 본원으로 가실 때 제가 본원까지 모셔드렸던 수녀님이고 다른 수녀님은 여수인지 광주인지 아무튼 전라도가 고향이신 수녀님이셨습니다. 이 두 분 수녀님에 대한 짧은 이야기와 함께 옆 본당 수녀님에 대한 찬사 아닌 찬사를 올렸습니다. 사실 보내고 난 후 운동을 하고 와서 조금 걱정이 됐습니다. 좋은 내용의 글이라도 이게 혹시 수녀님께 누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수요일 날 이동하시고 오늘이 첫 부임 후 첫 주일인데 제가 여자 자매라면 별 문제가 없는데 제가 형제라 그것도 다른 본당에 적을 둔 사람이라 그 본당 식구들이 보셨을 때 좀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문해력이 없지 않은 이상 그 글을 보면 그냥 수도자로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 남긴 글이라는 걸 알 수 있겠지만 그래도 몰라 또 수녀님께 불편을 혹시라도 끼쳐드리면 안 될 것 같아 댓글에 전혀 그런 생각을 하시지 못하시도록 안전장치 같은 댓글을 달았습니다. 아마 그 댓글을 보고는 그런 오해는 절대 하시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수녀님이 그 카페에 제가 올린 글을 보시면 흐뭇해하시고 수도자로 사는 게 이런 행복감도 가질 수 있겠구나 하고 그런 생각을 분명히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글에서 표현한 것 하나만 말씀드리면 사실 이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녀님의 따뜻한 미소가 저한테는 백만불짜리라고 했습니다. 제가 멋지게 표현했습니다. 저는 사실 그랬습니다. 제가 미사를 드리기 위해 갔지만 멀리서나마 수녀님을 잠시 뵐 때마다 항상 밝게 웃으시는 미소를 보면 제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진 힘든 일을 그 순간만큼은 잊을 수 있게 해 주시는 그런 미소였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 수녀님의 미소가 제 눈에는 꽃보다도 아름답게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추측하건데 모르긴 몰라도 지금 계시는 본당에서 소임을 마치시고 한 본당 정도만 더 하시면 본당 수녀님으로서는 마지막이지 않을까 하는 그런 연배의 수녀님이십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요. 왜 제가 이런 표현을 했느냐면 그럼 대충 수녀님이 어느 정도의 연세인지 가늠을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아름다움은 젊다고만 아름다움이 있는 게 아닐 것입니다. 아름다움은 나이와 전혀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절대적인 비례관계에 있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이 수녀님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고자 이렇게 서술이 길었습니다. 사람은 이 세상을 살아도 제가 언급한 수녀님처럼 저는 그 수녀님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 어떤 누군가에게 나라는 존재 때문에 그 어떤 누군가가 마음에 위로를 받고 또 행복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 삶이 이 세상에서 어떤 힘든 삶이 있었든, 행복했든 간에 참으로 가치 있고 아름다운 한 생애를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묵상을 해봅니다. 그런 삶을 살았다면 그에 대한 하느님의 평가는 어떨까 하는 묵상을 해봅니다. "딸아 이리 오렴. 참으로 고생 많았구나" 하시고 나중에 하느님께서 따뜻하게 안아주실 것 같다는 상상도 해봅니다. 우리도 이런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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