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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6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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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2-17 조회수83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6주간 월요일] 마르 8,11-13 “이 세대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찾아가 율법에 대해 논쟁을 벌입니다. 그리고는 그분께서 정말 하느님께서 보내신 메시아가 맞는지 시험해보려고 ‘하늘에서 오는 표징’을 보여달라 요구하지요. 그런데 예수님은 이미 수많은 표징들을 보여주셨습니다. 당신을 찾아오는 병자들을 치유해주셨고, 사람들을 붙들고 괴롭히는 더러운 영들을 쫓아내주셨으며, 적은 양의 음식으로도 수많은 이들을 배불리 먹이는 ‘빵의 기적’도 행하셨지요. 그런데도 또 다른 표징을 요구하는 것은 주님께서 일으키시는 기적이 놀랍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믿으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믿음을 통해 기적 안에 숨은 참된 의미가 드러나는 게 표징인데, 애초에 주님께 대한 믿음을 갖고 있질 않으니 아무리 놀라운 기적을 보여주신다한들 그들에게는 신기한 ‘쑈’에 불과했던 겁니다.

 

주님께 표징을 요구하는 것은, 자기가 믿을만한 근거를 보여달라 요구하는 것은 참된 신앙인의 태도가 아닙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 가장 먼저 표징을 요구한 것은 ‘사탄’이었지요.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며 기도하실 때 그분을 찾아가서는, 그분을 시험하여 믿음을 약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표징들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런저런 일들을 해보라는 식입니다. 그런 작은 일 하나 해내지 못하면서 어떻게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유혹한 겁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탄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하시면서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사는’ 거라고, 하느님께서 이미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이런 저런 청들을 들어주셔야 믿겠다는 식으로 그분을 시험하려 들어서는 안된다고...

 

백인대장은 예수님께 아무런 표징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시면 자기 종의 병이 나을 거라고 믿었을 뿐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백인대장의 믿음을 보시고 그 종의 병을 고쳐주셨고 그 일을 통해 백인대장의 믿음은 더 깊어졌지요. 시리아 페니키아에 살던 여인은 예수님께 아무런 표징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비천하고 죄 많은 자신은 구원받을 자격이 없지만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의 부스러기만으로도 자기 딸을 괴롭히는 마귀를 쫓아내기에 충분할 거라 믿었을 뿐입니다. 예수님은 그녀의 믿음을 보시고 그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주셨을 뿐만 아니라 구원의 은총까지 베풀어 주셨습니다. 이렇듯 신앙은 믿을만한 근거가 있어야 믿는 게 아니라 온전한 믿음에서 시작하여 구원의 표징을 알아보는 일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적, 당신의 능력과 힘을 과시하기 위한 기적을 일으키시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먼저 당신을 믿음으로써 당신께서 하시는 일 안에 숨은 참된 의미를 깨닫고 스스로 구원의 길로 나아가기를 바라셨지요. 중요한 건 기적을 많이 체험하는게 아니라 기적을 통해 깨달은 하느님의 뜻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일입니다. 그 실천이 나를 구원으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금 이 세상에 살아있는 것부터가 이미 기적입니다. 내 삶의 자리에서 수없이 일어나는 소박한 기적들을 알아보고 감사할 수 있다면, 주님과 함께 놀라운 기적들을 일으키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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