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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 시각 눈 먼 우리에게도 손 얹어 주시기를 / 연중 제6주간 수요일(마르 8,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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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2-18 조회수96 추천수2 반대(1)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이 시각 눈 먼 우리에게도 손 얹어 주시기를 / 연중 제6주간 수요일(마르 8,22-26)

 

사물 보는 데는 세 단계가 있다나. 첫째는 제대로 못 보는 단계, 둘째는 보긴 보되 희미하게 보는 것, 셋째는 있는 그대로 뚜렷이 보는 거란다. 우리는 처음부터 영적인 실상을 올바로 못 볼 수도. 먼저 그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알아보도록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명확히 보일 때가 있다. “지금은 어렴풋이 보지만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입니다.” 이처럼 언젠가는 주님께서 진리 자체이심을 분명히 알아볼 능력을, 우리에게 허락하실 것을 믿고 희망해 보자.

 

예수님 일행은 벳사이다로 갔다. 사람들이 눈먼 이를 데리고 와 손을 대어 주십사고 청했다. 그분께서는 그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나가셔서, 그의 눈에 침 바르시고 손을 얹고는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 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답하였다. 그분께서 다시 눈에 손 얹으시니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집으로 보내시면서 말씀하셨다.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보는 것을 당연하다 여긴 이는 앞 못 보는 이의 고통을 실감하지 못할 게다. 하지만 그를 보는 이는 답답함이 클 수도. 그래서였을까? 예수님께 눈먼 이 데리고 와 치유해 줄 것을 청한 쪽은 마을 사람들이었다. 그 시대에 장애 지닌 이들의 수모와 멸시는 말할 수 없었단다. 신체적인 고통도 있었지만, 장애를 죄로 믿는 이들에게 받은 정신적 상처야말로 더 컸을 것이리라.

 

예수님 일행은 갈릴래아 어촌 벳사이다에 도착한다. 거기는 베드로의 집이 있는 곳으로 필립보도 그곳 출신이다. 일행이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눈먼 이를 데리고 와 고쳐 주십사고 청한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마을 밖으로 데리고 가시어 그의 두 눈에 침 바르시고 손을 얹으신다. 그러자 그는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가 보게 된 것은 메시아의 도래를 알리는 것이며, 시력 회복은 믿음이 약한 제자들도, 언젠가는 예수님 가르침을 차츰 알게 될 것이라는 암시일 게다.

 

이렇게 예수님의 치유는 단순히 눈먼 이의 장애를 없애는 자비로 끝나지 않는다. 그를 마을 밖에서 치유해 주시고는 마을로는 다시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하셨다. 아마도 눈먼 이가 받았던 신체적인 상처보다, 치유되고 나서 자신을 멸시하고 천대했던 이들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된 뒤에 겪게 될 심리적인 상처를 막아 주고 싶으셨을 게다. 사실 우리가 겪는 아픔들은 만남에서 온다. 어쩌면 우리를 실망시키는 일들은 편견과 오해, 또 이기적 집단주의에서 생길 수도.

 

벳사이다의 눈먼 이는 눈을 떴다. 눈 뜨면서 가장 먼저 예수님을 보았다. 그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은 단지 육신의 눈이 밝아졌다는 데 있지 않을 게다. 모든 이 용서하시고 안으시는 예수님의 자상한 모습 본 것이리라. 우리에게도 오늘의 나를 이끄신 분께서 계신다. 우리 모습에도 숱한 이들과 만남에서 내 삶을 섭리하신 예수님의 참 모습이 스며있다. 세상 것에 눈독 들여 살았기에, 그분께서 내내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그 눈 먼 이는 참 행복하다.

 

예수님께서는 벳사이다의 눈먼 이를 고치셨다. 오늘날도 눈 먼 채 사는 이들 많다. 자식과 재물, 명예와 권력에 앞날을 못 보는 이들일 게다. 그러기에 예수님 치유에 눈먼 이 눈뜨게 하는 게 유독 많다. 절제하지 않는 결과이리라. 만에 하나 분수를 잊어 삶의 리듬마저 잃어버리는 우리라면, 이 시각 자비의 예수님께서 오셔서 우리 눈에도 손 얹어 주시기를 꼭 청해보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벳사이다,눈먼 이,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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