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순 제1 주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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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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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3-08 | 조회수179 | 추천수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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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에 많은 분이 재의 예식에 참례하였습니다. 이마에 바른 십자 표시의 재를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백신’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마에 표시가 돼 있기에 악의 세력이 가까이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약에 이런 비슷한 표시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집 앞에는 양의 피를 발랐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양의 피가 있는 집은 건너가셨습니다. 이마에 재가 있는 분들은 하느님께서 지켜 주시리라 믿습니다. 다른 하나는 전투에서 공을 많이 세운 사람들이 받는 ‘훈장’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마에 재가 있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나라에서 인정받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분이 재의 수요일에 이마에 재를 받아서 악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마에 재를 받아서 하느님 나라에서 인정받는 신앙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자’라는 말을 주로 하는 사람과 ‘왜’라는 말을 주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번 주일에 ‘인왕산에 갈까?’라고 물으면 ‘그러자’라고 대답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가 이번에는 ‘내려와서 칼국수 먹으러 갈까?’라고 물으면 ‘그러자’라고 대답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상대방이 하는 말에 ‘그러자’라고 대답합니다. 이번 주일에 ‘미술관에 갈까?’라고 물으면 ‘왜’라고 대답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저녁에 중국집 갈까?’라고 물으면 ‘왜’라고 대답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친구입니다. ‘왜?’라는 말이 필요한 때도 있습니다. 과학, 문학, 예술은 ‘왜?’라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그러자’라는 말이 필요한 때도 있습니다. 지금 슬픔에 겨워하는 사람에게, 지금 고통 중에 있는 사람에게, 헤어짐의 아픔을 참고 있는 사람에게는 ‘왜?’라는 말보다는 ‘그러자’라는 위로가 필요합니다. ‘그러자’라는 ‘공감’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고,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사순시기입니다. ‘왜?’라는 질문 대신 ‘그러자’라는 응답으로 주님의 수난에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시며 악마의 유혹을 받으십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복음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떠나갔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깨달음을 줍니다. 유혹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언제든 다시 찾아올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유혹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유혹을 극복하면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혹은 마치 숨어 있다가 기회를 엿보는 포식자처럼, 우리가 약해질 때 다시 다가옵니다. 우리는 돈, 권력, 명예, 쾌락 같은 다양한 유혹 앞에서 계속해서 시험을 받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광야에서 악마의 세 가지 유혹을 물리치셨지만, 그 유혹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악마는 결국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앞두고 가장 힘드실 때 다시 다가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내려와 보라”는 조롱을 받으셨습니다.
유혹은 언제나 우리의 가장 약한 순간을 노립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첫째, 유혹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유혹을 피하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악마와 맞서서 말씀으로 대응하셨습니다. 우리도 유혹을 외면하기보다,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주님의 말씀으로 답해야 합니다. 둘째, 자기 자신을 성찰해야 합니다. 유혹은 우리 약점을 파고듭니다. 어떤 순간에 내가 가장 흔들리는지, 어떤 상황에서 쉽게 넘어지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하느님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영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유혹은 우리의 의지력이 약할 때 더 쉽게 다가옵니다. 기도와 묵상을 통해 우리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면, 악마가 다음 기회를 노려도 쉽게 넘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유혹받을 때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라고 생각한다면, 그분의 길을 따라간다면 악마가 우리를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유혹은 한 번 이겼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악마는 우리가 지쳐 있을 때, 외로울 때, 방심할 때 다시 찾아옵니다. 그러나 유혹이 반복된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순간은 우리가 더욱 강해질 기회입니다. 우리가 매 순간 주님의 말씀을 붙잡고, 기도를 통해 내면을 단단하게 다져 나간다면, 유혹은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더욱 단단한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면’ 구원을 얻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는 우리의 신앙은 우리들의 삶을 통해서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주님께 의지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우리 삶의 유혹을 이겨내고 주님의 충실한 자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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