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순 제1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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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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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3-11 | 조회수63 | 추천수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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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1주간 화요일] 마태 6,7-15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그 방법과 내용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먼저 기도할 때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내 뜻대로 바꾸려고 하지 않고 나 자신이 하느님의 뜻에 맞게 바뀌는 것이라는 ‘전제’를 분명히 하시지요. 하느님은 도깨비가 아닙니다. 그리고 기도는 내 소원을 무조건 이뤄주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닙니다. 그런 마음가짐과 지향으로 기도하면 계속되는 실망과 오해 속에 금새 지쳐 주저앉게 되지요. 하느님은 내가 바라고 청하는 것을 주시지 않고, 당신이 원하시는 것을, 나에게 꼭 필요하며 유익한 것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우리 삶에, 우리가 구원받는 데에 무엇이 필요한지 다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내 욕망이 원하는 것을 그분께 청하지 말고 나의 참된 행복과 구원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을, 그러면서 하느님 뜻에 맞는 것을 내가 먼저 원해서 그분께 청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이끌어 주시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기도하는 방법을 알려주시는 의도인 겁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기도했다면 삶과 죽음 전체를 주관하시는 하느님을 신뢰하며 고통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고 기도했다면 세상에서 성공하여 재물과 권력을 얻는 데에만 신경쓰지 말고 하느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지 않기 위해, 더 나아가 그분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고 기도했다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예’할 것은 ‘예’하며 따르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거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했다면 ‘사람의 일’보다 ‘하느님의 일’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며 행해야 합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기도했다면 꼭 필요한 것 이상으로 움켜쥐려는 탐욕을 멀리해야 하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고 기도했다면 그 어떤 조건도 제약도 없이 먼저 나를 용서하시고 한 없는 자비를 베푸신 하느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도 이웃 형제 자매에게 그렇게 해야 합니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고 기도했다면 자신의 부족함과 약함을 핑계 삼아 죄의 상태에 머무르며 그것이 주는 달콤함을 누리기를 지금 즉시 멈춰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기도했다면 나 혼자 힘으로는 절대 악의 세력을 물리칠 수 없음을 솔직히 고백하며 하느님께 전적으로 자신을 의탁하고 그분 뜻에 순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기도는 건성으로 하지 말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진심으로, 제대로 해야 합니다. 기도 안에 사랑이 담겨있지 않으면, 기도가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백날 열심히 떠들어봐야 참된 행복과 구원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빈말’이 되고 말지요. 그런 점에서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기도의 본질적 요소는 많이 생각하는 데에 있지 않고, 많이 사랑하는 데에 있다. 기도란 사랑의 행위 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더 열심히, 더 많이 사랑해야 나를 바라보시는 하느님 마음이 느껴지고, 그분 뜻을 헤아리며 그 뜻대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하느님 보시기 좋은 모습으로 조금씩 변해갈 것이고, 마침내 하느님과 온전히 일치하여 그분께서 누리시는 영광과 행복을 함께 누리게 될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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