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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1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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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3-14 조회수76 추천수2 반대(0) 신고

[사순 제1주간 금요일] 마태 5,20ㄴ-26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신앙생활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그들이 종교 지도자로서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키되, 그들의 행실은 따라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들이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그들의 의로움을 능가해야만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시니 좀 혼란스러워집니다. 그렇다면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의롭다는 뜻일까요? 그렇습니다. 율법을 다른 이에게 드러내보이기 위해 지키고,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 분명한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율법을 충실히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지요. 그러니 ‘그들의 의로움을 능가하라’는 말씀은 겉으로만 그런 척하려 드는 형식주의, 계명을 글자 그대로만 지키려고 하는 문자주의의 한계를 진심을 다한 사랑으로 채워 완성하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의로움’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일입니다.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바로잡는 회개, 그리고 오해와 갈등으로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화해를 통해 일차적으로는 이웃과 더 나아가서는 하느님과 온전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아담처럼 자기가 지은 죄 때문에 마음이 주눅들어 하느님 눈을 피해 숨지 않고 그분 앞에 떳떳하게 나설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자세를 갖추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도 그러기 위해서인데, 우리가 율법 학자나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추구하고 있다면 큰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남들 눈치를 보며 최소한의 노력만 해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의 존재를 늘 생각하며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그분 뜻을 따르기 위해 노력해야만 누릴 수 있는 참된 행복이 바로 하느님 나라이지요. 하지만 바리사이나 율법 학자들은 ‘살인하지 말라’는 말은 어기지 않지만 걸핏하면 화를 내고, 자기만의 기준으로 다른 이를 함부로 판단하며, 그 기준에 합당하지 않으면 율법도 모르는 ‘바보’, ‘멍청이’라고 몰아세우니 문제입니다. 그런 식으로 살면 겉으로는 의로운 척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속은 회칠한 무덤처럼 썩어갈 것이고, 마음 속부터 철저하게 바꾸지 않으면 하느님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을 수 없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니 오늘 복음 속 메시지를 깊이 묵상하며 그 뜻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형제에게 성을 내지 말라고 하십니다. 형제에게 화를 내는 모습은 고칠 수 있을까요? 물론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다른 이에게 화를 내는 것이 그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의 마음으로,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나 스스로 화를 내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하며 노력해야 하지요. 그런데 요즘엔 자신에게 ‘분노 조절 장애’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왜 그리 많을까요? 정말 예전보다 어쩔 수 없이 화 낼 일이 많아져서 그런걸까요? 혹시 예전에 비해 자기 화를 참지 않고 그대로 표출하려는 성향이 강해진 건 아닐까요? 그러면서 그런 자기 모습을 어쩔 수 없는 ‘불치병’이라며 합리화하고 ‘솔직함’으로 포장하려 드는 건 아닐지요?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화내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화해하라고 하십니다. 나에게 잘못한 형제가 먼저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면 그제서야 용서하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화해가 아닙니다. 내가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여 그가 나를 원망하고 있음을 알았다면, 시시비비를 가려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 누구 잘못이 더 큰지를 따지기 전에 내가 먼저 손을 내밀라는 것입니다. ‘나의 부족함과 잘못 때문에 네 마음을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고, ‘나의 부주의함과 무심함 때문에 네가 상처로 아파하고 있음을 헤아리고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러면 그와 나의 마음이 지옥 같은 어둠에서 벗어나 하늘나라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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