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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2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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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3-21 조회수74 추천수1 반대(0) 신고

[사순 제2주간 금요일] 마태 21,33-43.45-46 “주인은 마침내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다.“


 

오늘 복음 속 비유는 그것을 통해 깨달음을 주고자 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포도밭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사랑과 정성으로 일군 ‘포도밭’인 이스라엘 백성들을 잘 보살피며 당신께 대한 참된 믿음으로 이끌어주라고 ‘소작인들’ 즉 수석 사제들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에게 맡기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욕망과 고집에 사로잡혀 자꾸만 하느님의 뜻으로부터 벗어났고 이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종’인 예언자들을 그들에게 여러차례 보내시어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올바른 길로 돌아오라고 권고하셨지요. 그러나 종교 지도자들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권위와 영향력을 앞세워 그들을 무시하고 핍박하며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지요. 그럼에도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는 당신 뜻을 포기하지 않고 당신 외아들까지 보내셨는데 종교 지도자들은 여전히 자기 욕망과 고집에 사로잡혀, 그분을 제거하고 이제는 자기들이 하느님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려고까지 하기에, 하느님께서 직접 그들을 벌하시고 그들의 잘못을 바로잡으실 거라는 경고의 메시지인 겁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마무리하시면서 시편 118편의 구절을 인용하십니다.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시편 118,22-23) 이 말씀 안에는 인간의 실수와 잘못을 통해서도 당신의 선한 뜻을 이루시는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가 담겨 있습니다. 효율과 이익만 중시하는 ‘집 짓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쓰고자 하는 용도나 목적에 맞지 않는다며 어떤 ‘돌’이 지닌 가치를 함부로 판단하고 내버리기까지 하지만, 당신 피조물 하나하나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시는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내버린 그 돌을 네 ‘모퉁이의 머릿돌’로 삼아 크고 아름다운 집을 지으신다는 겁니다. 즉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이 자기들이 기대하고 바란 메시아의 모습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분을 배척하고 핍박하며 죽이기까지 하겠지만,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의 그 희생과 사랑을 머릿돌로 삼아 이 세상에 무형의 건물, 즉 당신을 믿고 따르는 이들의 공동체인 ‘교회’를 세우실 거라고 일종의 ‘예언’을 하신 셈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속 비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성경적 묵상이나 분석이 아닙니다. 당신이 보내신 종들이 무참히 매맞고 죽임 당하는 배신을 수차례 당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우리를 향한 믿음을 거두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무한하고 깊은 사랑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지요. 게다가 오늘 비유는 우리와 상관 없는 ‘남 얘기’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무상으로 베풀어주신 선물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누리되, 거기서 나오는 결실들로 내 욕망만 채우려 들지 말고 그 중 일부라도 하느님을 위해, 이 세상에서 그분 뜻을 이루기 위해 잘 사용해야 할 중요한 소명이 우리에게 있음을 기억해야 하는 겁니다. 그 소명을 충실히 잘 이행한다면 우리는 하느님께 사랑받는 자녀로서 기쁨과 행복을 충만히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소명을 소홀히 하고 자기 욕망만 채우려 든다면, 늘 아버지 옆에 있으면서도 종처럼 불행하게 살았던 ‘큰 아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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