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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3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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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3-22 조회수113 추천수7 반대(0)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공진화라는 주제를 읽었습니다. 공진화란 생태계에서 여러 생명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발전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생태계에서는 벌과 꽃은 서로를 필요로 하며 함께 발전합니다. 기업도 생태계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최근에 기업은 서로 협력하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서로 발전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삼성은 텔레비전의 디스플레이를 엘지의 제품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애플과 앱 개발자들이 협력하며 더 나은 기술을 만들어 갑니다. 그런데 이 개념을 신앙에 적용해 보면, 세상의 공진화와 신앙의 공진화가 다르게 작동한다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세상의 공진화는 적자생존’, 즉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원리에 따라 움직이지만, 신앙의 공진화는 회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우리 신앙은 단순히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구약에서 이스라엘 민족은 모세를 통해 하느님의 구원 계획 속에서 성장합니다. 그들은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다가 해방되었고, 광야를 지나며 하느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다져 나갑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의 삶이 힘들 때면 이집트에서의 생활을 떠올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잘 아는 금송아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을 잊고 우상을 숭배하다가 결국 큰 시련을 겪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과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불 뱀을 내려서 이스라엘 백성을 벌하셨습니다. 모세가 하느님께 청하였고, 모세는 하느님의 명에 따라서 구리 뱀을 만들었습니다. 모세가 만든 구리 뱀을 본 사람들은 죽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 백성은 회개하고 하느님께로 다시 돌아갑니다. 신앙이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변화와 성장을 요구합니다. 이처럼 신앙의 공진화는 단순한 적응이 아니라, ‘회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신약에서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십니다. 모세가 율법을 통해 이스라엘을 이끌었다면, 예수님은 사랑과 은총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세례자 요한이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라고 외쳤던 것처럼, 예수님도 우리에게 회개의 삶을 강조하십니다. 특히 탕자의 비유에서 우리는 중요한 신앙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를 떠나 방탕하게 살던 아들이 결국 깨닫고 돌아오자, 아버지는 기쁨으로 그를 맞아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잃어버린 동전, 잃어버린 양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선한 사람 아흔아홉도 사랑하시지만, 회개하는 죄인 하나도 사랑하십니다.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 순간에 회개했던 죄인은 예수님과 함께 낙원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신앙의 공진화는 바로 이러한 과정입니다. 우리도 하느님의 자비 안에서 새롭게 변화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신앙에서는 단순히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회개를 통해 하느님과 일치하는 과정이 이루어집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신앙을 키워 갔듯이, 우리 신앙도 회개를 통해 더욱 깊어질 수 있습니다. 신앙은 적자생존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신앙의 공진화를 이뤄 나갈 것인가? 우리 자신부터 회개해야 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신앙이 약해지고, 세상에 휩쓸려 하느님을 잊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시 돌아오는 것입니다. 신앙 공동체로서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교회는 단순히 시대에 적응하는 곳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라 변화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신앙이 단순히 전통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삶 속에서 하느님과 함께하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가족 안에서, 직장에서,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가 신앙을 실천할 때, 그것이 곧 신앙의 공진화입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며 살아갈 때, 하느님 나라는 우리 가운데 이루어집니다.

 

세상의 공진화는 적자생존을 따르지만, 신앙의 공진화는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길, 회개의 길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바로 신앙의 성장입니다. 오늘, 이 미사를 통해, 우리의 신앙이 더욱 깊어지고, 회개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면 좋겠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을 따라오는 영적 바위에서 솟는 물을 마셨는데, 그 바위가 곧 그리스도이셨습니다. 그러므로 서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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