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순 제3주간 수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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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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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3-26 | 조회수28 | 추천수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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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3주간 수요일] 마태 5,17-19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안전 불감증’입니다. ‘괜찮겠지’, ‘설마 별 일 없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사소한 문제라고 대충 넘어가고 중요하지 않은 규정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위반하면 당장은 쉽고 편할 지 모르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의 문제가 안에서 곪고 썩어들어가 큰 사고로 이어지게 됩니다. 채 꽃 피워보지도 못한 생때 같은 아이들이 차디 찬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것이 불과 11년 전입니다. 앞날이 창창했던 꽃 같은 청춘들이 어른들의 무신경과 무관심에 짓눌려 길바닥에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지 채 3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들 보기에 부끄럽게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아직도 시간에 쫓겨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하다 과로로 죽는 청년들이 있고, 무리하게 준공 일정을 맞추려다 무너진 아파트에 사람이 깔려 죽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상황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그런 우리 마음에 경종을 울리시는 경고의 메시지입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 이스라엘 백성들이 철저히 지켜야 할 율법 규정들은 613가지에 달합니다. 게다가 위대한 조상들이 전해준 유산이라는 이유로 지켜야 할 전통과 관습법들도 수두룩했지요.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늘 율법을 어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 속에서 전전긍긍하며 살았습니다. 때로는 율법 규정들끼리 서로 상충되어서 하나를 지키면 다른 하나는 어기게 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율법의 핵심규정이 무엇이고 굳이 안지켜도 되는 부수적인 규정이 무엇인지를 해석하고 식별하는 것이 율법학자들에게 커다란 숙제가 되었지요. 그런 상황에서 스승이신 예수님이 안식일 규정이나 손 씻는 전통 같은 것들에 연연하지 않으시는 모습을 보이시니, 제자들은 자연스레 그런 사소한 것들은 별로 중요치 않으며 굳이 지킬 필요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으시고자 예수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계명들을 지킴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을 어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문자 그대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런 계명들을 지키라고 주신 이유와 뜻을 헤아리고 그것을 삶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이 바로 ‘자발성’이지요. 즉 하느님이 시키시니 마지못해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가 사랑하는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서, 내가 잘 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기꺼이 지키는 겁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계명을 대하면 ‘선만 넘지 않으면 되는’ 최소한에 안주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느님과 그분 뜻을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 되지요. 그리고 사랑에서 우러나는 그 진실된 노력이 우리를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으로, 참된 기쁨과 행복을 하느님과 함께 누리기에 합당한 존재로 변화시킵니다. 그러니 남은 사순 시기동안 만이라도 그렇게 변화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나는 죄 안지었으니 괜찮다’는 안일함과 나태함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따를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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