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순 제4주간 화요일 | |||
---|---|---|---|---|
이전글 | ■ 두려움 없이 믿는다면 영원한 생명을 / 사순 제4주간 월요일(요한 4,43-54) |1| | |||
다음글 | 엘리사의 매일말씀여행(요한 4,43-54 / 사순 제4주간 월요일) | |||
작성자조재형
![]() ![]() |
작성일2025-03-31 | 조회수115 | 추천수9 |
반대(0)
![]() |
이스라엘에는 생명을 풍요롭게 해 주는 갈릴래아 호수와 생명이 살 수 없는 사해(死海)가 있습니다. 먼저 갈릴래아 호수에 관해 이야기해 볼까요? 갈릴래아 호수는 물이 흘러가는 곳입니다. 이 호수는 주변에 생명을 주는 수원으로,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며 사람들과 생명체들이 함께하는 곳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물이 흘러가는 것, 즉 나눔과 소통의 의미입니다. 나눌 때 진정한 생명이 자란다고 하겠습니다.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서로 소통하고 나눌 때, 그 안에서 진정한 연대감과 사랑이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사해는 어떨까요? 사해는 물을 흘려보내지 않고, 오직 흡수만 합니다. 그럼에도 사해는 말 그대로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입니다. 사해는 비유적인 의미가 깊습니다. 우리가 우리 안의 사랑과 은혜를 움켜잡고 나누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고독과 공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생각하고, 베풀고, 사랑할 때 비로소 생명이 시작된다고 하겠습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8장에서 나온 말로, "가장 높은 선(善)은 물과 같다."라는 뜻입니다. 노자는 물의 덕(德)을 통해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태도를 설명합니다. 물의 덕은 다음과 같습니다. 겸허함(謙虛),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가며 자신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겸손하게 흐르는 물처럼, 인간도 교만하지 않고 낮은 자리에서 남을 돕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로움(利),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습니다. 강제적으로 어떤 것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바위를 깎고 길을 만듭니다. 이는 ‘유연한 강함’을 의미합니다. 무위자연(無爲自然), 물은 인위적으로 어떤 틀에 맞추려 하지 않고, 자연의 흐름을 따릅니다. 억지로 무언가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무위(無爲)’의 정신을 실천하는 존재입니다. 융통성과 적응력, 물은 어떤 그릇에 담기든지 그 형태에 맞춰 변화합니다. 이는 환경에 순응하고 조화를 이루는 지혜를 의미합니다. 청정함과 정화(淨化), 물은 더러운 것을 씻어내고 맑게 합니다. 우리도 마음을 깨끗이 하고 타인을 정화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노자가 말한 “상선약수”의 가르침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겸손과 사랑과도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물처럼 살아가는 삶은 곧 겸손과 사랑, 그리고 이웃을 위한 희생과 섬김을 실천하는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에는 물과 관련한 예수님의 이야기가 2번 나옵니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켰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 번째 표징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잔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셨고, 어머니의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사마리아 여인과도 우물가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십니다. ‘지금 네가 마시는 물은 다시 목마르겠지만 내가 주는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생명의 물이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샘물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물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물이 힘이 있고, 물이 영적으로 우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물을 그렇게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물은 단순히 정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하느님과 가까이할 수 있는 영적인 힘을 갖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포도나무와 가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언제나 주님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고 말라 버려지듯이, 우리도 주님과 함께 살아야만 영적으로 충만해질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38년 동안 병고에 시달렸던 사람을 치유해 주시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꼭 물속으로 들어가서 씻어야만 치유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을 믿고, 주님의 말씀을 따르면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우리를 주님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는 통로입니다. 기도, 전례 참여, 단체 활동 등을 통해서 우리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주님의 샘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특히 성체성사를 통해서 우리는 주님과 하나 될 수 있고, 주님의 크신 사랑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성체성사를 생각해 보면, 예수님께서는 몸과 피를 나누시면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과 사랑을 주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나눔의 궁극적인 표현입니다. 우리가 함께 나누고 소통할 때, 비로소 진정한 생명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갈릴래아 호수처럼 사랑을 흘려보내고, 서로를 보살피고 돕는 삶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물처럼 흘려보내는 삶을 살면, 우리 주변에 많은 이가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도 함께 사랑을 나누고 소통하는 삶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주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주님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