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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4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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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02 조회수95 추천수3 반대(0)

지난 38일 토요일입니다. 자매님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버님이 응급실에 있는데, 병자성사를 청한다는 전화였습니다. 구역장 회의가 있었지만, 병자성사가 더 급하기에 총구역장에게 먼저 다녀온다고 이야기하고 응급실로 가기로 했습니다. 병원으로 출발하려고 하는데, 다시 자매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님이 선종하였다는 전화였습니다. 저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도 보고, 가족들을 만나려고 응급실로 갔습니다. 응급실에는 고인의 가족들이 와 있었고,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고인을 위해서 병자성사를 드렸습니다. 고인께서는 마지막 병자성사를 받고,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자매님은 저와 함께 성지순례를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자매님의 전화가 있었기에 저는 기쁜 마음으로 고인을 위해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누군가 싸우려고 하면 말려야 하고, 반대로 서로 협상하려고 하면 잘 연결해 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 말은 단순한 처세술이 아니라 우리 신앙의 중요한 정신과도 연결됩니다. 오늘 독서에서 우리는 모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우상을 숭배하자, 하느님께서는 크게 진노하셨습니다. 그때 모세는 "하느님, 이 백성을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청하였습니다. 하느님께 간절히 간청하며, 백성을 대신해 용서를 빌었습니다. 결국 하느님께서는 모세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스라엘을 멸망시키지 않으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싸움을 말리는" 리더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분노를 모세가 중재하며 막아낸 것입니다. 우리도 주변에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누군가 갈등을 겪고 있다면 우리는 모세처럼 중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싸움을 부추기는 사람이 아니라,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회개하라!"라고 외쳤습니다. 겉으로 보면 아주 엄격하고 강한 사람이지만, 사실 그는 사람들이 하느님께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습니다. 백성들이 죄를 지었다고 해서, "너희는 끝났다!"라고 단죄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길을 닦고, 회개하고, 새롭게 시작하라!"라고 외쳤습니다. 다시 말해, 그는 하느님과 백성이 화해할 수 있도록 돕는 다리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우리도 요한처럼 누군가에게 새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절망할 때,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바로 중재자의 역할입니다. 역사 속에도 중요한 중재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헨리 키신저입니다. 그가 활약했던 시대를 보면,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위협 속에서 서로 으르렁거렸고, 중국과 미국은 철저한 적대 관계였습니다. 그때 키신저가 한 역할이 무엇이었을까요? "싸움을 말리고, 흥정을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대화할 수 있도록 이끌었습니다. 이를 핑퐁 외교라고 합니다.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을 피할 수 있도록 긴장을 완화했습니다. 이를 데탕트 정책이라고 합니다. 중동에서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평화 협정을 맺도록 도왔습니다. 정치는 물론, 우리 신앙과 삶에서도 평화를 이루는 "중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여전히 많은 싸움과 갈등이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부부가 싸우고, 친구 사이에서도 오해가 생기고, 직장에서도 경쟁과 갈등이 끊이질 않습니다. 더 나아가 국가 간에도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요? "싸움을 말리는 사람", 그리고 "화해를 돕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싸움의 불길을 더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 모세처럼 중재하고, 요한처럼 길을 닦고, 키신저처럼 대화의 장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평화의 왕이십니다. 그분은 세상의 분쟁과 갈등을 십자가로 해결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그 길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우리 각자가 우리 삶의 자리에서 "싸움을 말리고, 흥정을 붙이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을 청하면 좋겠습니다. “타오르는 진노를 푸시고 당신 백성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어 주십시오.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내리겠다고 하신 재앙을 거두셨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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