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의 '한 줄 말씀, 한 편의 시'

그러자 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누구요?” 하고 물었다.

요한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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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인데 왠지 모르게 허전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웃고 이야기했는데, 집에 돌아오면 조용히 무너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죠.

그럴 때면 문득 이 삶의 방향이 맞는 건지,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건지

내 안의 어딘가가 조용히 묻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누구요?”

그 질문은 누군가를 향해 던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 안의 나에게 되돌아오는 말이기도 합니다.

살아 있는 듯 살지 못했던 나, 빛을 쬐고 있으면서도

깊이 메마른 줄 몰랐던 나에게 건네는 물음.

그 물음 끝에서 나는 비로소 ‘나’로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