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간 월요일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요한 10,9) 오늘 복음을 읽으며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라는 말씀이 깊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드나든다’는 것은 한 번 들어가 머무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자유롭게 오가며 숨 쉬는, 유기적인 흐름입니다. 저는 복음을 하루에 몇 번 나누어 천천히 읽습니다. 전날 밤에 한 번, 아침에 눈을 떠 한 번, 그리고 묵상 전에 다시 한 번. 그때마다 예수님은 저에게 ‘문’이 되어 주십니다. 그 문을 통해 저는 외적인 조건과 역할, 비교와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무엇이 되기 위해 애쓰는 나”가 아니라 이미 충분한 나, 하느님께 사랑받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다시 만납니다. 이 문은 들어가면 닫히는 문이 아니라, 언제든 드나들 수 있는 열린 문입니다. 업무 중에도 잠시 눈을 감으면 예수님이 열어주시는 문을 통해 세상의 소음과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내면의 풀밭에 쉬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면 기운을 얻어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이 드나듦은 고요와 활동, 기도와 일상, being과 doing 사이의 건강한 리듬이며, 호흡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괜찮아. 바쁘면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도 돼. 지쳤으면 잠시 쉬었다가. 도전했다가 실패해도 괜찮아. 필요하면 언제든 돌아와.” 이 문은 한 방향만을 향하지 않습니다.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있으며, 머물 수도, 다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주님이 문이시기에, 우리는 갇히지 않고, 방황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드나드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