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5주간 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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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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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5-18 | 조회수182 | 추천수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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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에 “공든 탑이 무너진다.”, “다 된 밥에 재 뿌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성공했지만, 초심을 잃어버리고 욕심을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을 시작했을 때는 겸손했지만 지위가 높아지고 업적이 쌓이면서 교만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난했을 때는 그렇게 고마웠던 아내의 헌신과 내조가 성공하고 나니 초라해 보이고, 다른 여인이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청렴한 공직자로 명성이 높았는데 자녀를 위한다는 이유로 뇌물을 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왜 초심을 잃을까요? 오늘 독서에서 바르나바와 바오로가 루스드라에 이르러 병든 사람을 고치자, 사람들이 신이라고 추앙합니다. 그러자 사도 바오로가 단호하게 외칩니다. “왜 이런 짓을 하십니까?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자기 위치’를 잊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받은 은총이 자신 때문이 아님을, 자신이 전하는 복음은 ‘하느님의 말씀’이지 ‘자신의 말’이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겸손함, 이 자기 성찰이야말로 우리가 지켜야 할 초심입니다.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목민관의 자세를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백성이 배고픈지, 아픈지, 억울한 일이 없는지 직접 보고, 함께 아파하고, 도와줘야 합니다. 청렴입니다. 자기 욕심을 채우려고 하는 순간, 백성은 고통받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청렴하지 않으면 아무리 유능해도 소용없다고 했습니다. 백성보다 먼저 일어나고, 늦게 자는 마음입니다. 목민관은 아침부터 늦게까지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목민관은 백성보다 먼저 일어나고, 가장 늦게 자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고 정약용 선생은 말합니다. 세상에서는 능력만을 보지만, 정약용은 사람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순간, 그 권위는 백성에게 고통이 됩니다. 우리는 종종 권력을 가진 이들이 초심을 잃고 오만에 빠지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그 결과는 개인의 몰락을 넘어, 공동체 전체에 큰 상처를 남기곤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일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권력을 남용하였고, 이는 국회의 탄핵 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이어졌습니다. 헌재는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였으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권력의 오만이 얼마나 큰 파국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지도자가 초심을 잃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할 때, 그 결과는 참혹합니다. 민심은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하는 사람과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으로 갈리어서 국론이 분열되었습니다. 법원 판사의 결정을 불복하여 법원을 침탈하는 만행이 있었습니다. 국가 지도자의 공백은 심각한 경제적인 불안을 가져왔습니다. 환율의 폭등으로 기업은 큰 손실을 보았습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하겠다고 했던 대통령, 공정과 상식을 펼치겠다고 했던 대통령이 초심을 잃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하느님의 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외적인 성공을 이루었는지보다, 얼마나 초심을 지키며 사랑을 실천했는지를 보십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겸손한 사람에게, 초심을 지키는 사람에게 주님은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가진 것이 많고 명예가 높은 이가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를 기억하는 사람에게 주님은 함께하십니다. 부활의 시기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초심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이 있다면, 그 안에 주님의 계명이 있습니까? 그 탑이 겸손과 사랑, 정직과 정의 위에 세워져 있습니까? 세상은 우리에게 더 가지라고 말하지만, 예수님은 더 나누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높아지라고 말하지만, 예수님은 낮아지라고 말씀하십니다. 바로 그 자리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계십니다. 우리는 권력을 가진 이들의 오만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도 작은 권력이나 위치에서 오만에 빠지지 않았는지, 초심을 잃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야 합니다. “우리는 다만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할 따름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헛된 것들을 버리고 하늘과 땅과 바다와 또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살아 계신 하느님께로 돌아서게 하려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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