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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홯 제5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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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글 [슬로우 묵상] 부활 제5주간 화요일 - 존재에서 솟아나는 평화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19 조회수151 추천수2 반대(0)

4년 동안 쓰던 블루투스 이어폰이 금이 가고, 깨졌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저를 위해서 수고해 준 이어폰이 고마웠습니다. 순간 접촉제로 붙여 다시 사용하려고 했지만, 어려움이 있어서 새로운 이어폰을 구하려고 아마존을 검색했습니다. 전에 사용하던 이어폰은 후배 신부님이 추천했던 정품 이어폰이었습니다. 검색하니 겉모습은 멀쩡한데, 전에 사용했던 이어폰 가격의 십분의 일인 이어폰이 있었습니다. 가성비가 좋아서 선뜻 클릭해서 구매했습니다. 이어폰이 와서 기분 좋게 열었습니다. 소리는 예전 이어폰만 못했지만 그래도 가격이 좋으니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10분만 있으면 꺼지는 문제였습니다. 답답해도 가격이 좋으니 사용하려고 했는데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예전에 후배 신부님이 추천했던 그 제품을 다시 구매했습니다. 가격은 좀 있지만, 역시 소리도 좋았고, 충전하면 오랜 시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싼 이어폰은 회사의 브랜드도 없었습니다.

 

예전에 종교를 선택하려면 4가지를 꼭 보라고 했습니다. ‘창립자, 경전, 사회성, 내세관을 보라고 했습니다. 사회성이 없거나, 폭력적인 종교는 인간의 영혼을 병들게 할 수 있습니다. 내세관이 없는 종교는 친목 모임처럼 변질될 수 있습니다. 경전에서 인류의 지혜를 찾을 수 없다면, 경전에서 참된 진리의 이정표를 찾을 수 없다면 그리고 경전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면 이 또한 인간의 영혼을 병들게 할 수 있습니다. 창립자의 가르침과 표징이 보편적이어야 합니다. 창립자가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가르친다면,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체계를 부정한다면 이 또한 참된 종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현혹되어서 직장을 잃어버리고, 가족과 헤어지고, 영혼마저 병들어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어폰은 새로 사면 되지만 한번 선택한 종교를 다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종교를 선택하려면 오래된 브랜드의 종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창립자의 가르침과 표징이 보편적인 인류의 지혜와 함께하면 좋습니다. 경전을 통해서 어둠을 벗어나 빛으로 나갈 수 있으면 좋습니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이웃을 사랑하고, 현세의 삶이 마쳐지면 영원한 생명으로 나갈 수 있으면 좋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은 이렇게 전합니다.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교회 신자들을 불러, 하느님께서 자기들과 함께해 주신 모든 일과 또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 것을 보고하였다." 또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세상이 주는 평화는 잠깐입니다. 값싼 이어폰처럼, 잠깐은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습니다. 반면에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는 세상의 흔들림을 넘어서는 평화입니다. 불안 속에서도 견디게 하고, 슬픔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게 하는 평화입니다. 참된 종교, 참된 신앙, 참된 평화는 겉모습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욱 깊어집니다. 고통 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인생의 어둠 속에서도 우리를 끝까지 비추는 빛이 됩니다. 좋은 이어폰을 선택할 때도 신중했는데, 우리의 영혼을 맡길 신앙은 더욱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창립자의 표징을 보고, 경전의 지혜를 살피고, 이웃 사랑의 정신을 찾고, 영원한 생명을 향한 내세관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신앙을 굳건히 지켜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화를 마음속에 간직하면 좋겠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간은 모든 진실을 드러낸다. 거짓은 덧칠할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벗겨진다." 예수님의 진리와 평화는, 시간이 지나도 빛을 잃지 않는 참된 진실입니다. 그 빛을 붙들고 우리도 흔들림 없는 믿음의 길을 함께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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