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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슬로우 묵상] 부활 제5주간 수요일 - 씨앗으로 깨어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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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하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21 조회수57 추천수5 반대(1) 신고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한 말로 이미 깨끗하게 되었다.” (요한 15.3)

 

 

오늘 복음은 나에게 물음표를 던졌습니다.

어떻게 "말씀"이 우리를 깨끗하게 할 수 있을까?

예수님이 많은 말씀을 하셨는데 "너희에게 한 말"은 어떤 말씀을 의미하는 걸까?

요한복음 15장은 최후의 만찬 직후, 십자가를 앞두고 제자들에게 남긴 유언 같은 말씀이 담긴 장입니다. 아무래도 13장부터 이어지는 긴 담화의 내용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 그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 내 안에 머물러라.

삶의 근거를 외부가 아닌 나와의 관계 속에 두라는 초대입니다.

머무름은 ‘신앙행위’가 아니라 ‘존재의 자리’입니다.

  •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라.

예수님은 조건 없이 먼저 사랑하셨고,

제자들이 그 사랑을 받았을 때, 그들의 존재는 이미 새로워졌습니다.

  • 나는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이다.

예수님은 정보를 가르치는 분이 아니라,

그 자체로 진리이시며, 생명의 통로가 되시는 분입니다.

그분을 통과하지 않고는 진짜 나 자신에게 도달할 수 없습니다.

  • 두려워하지 마라. 평화를 너희에게 남긴다.

예수님이 주신 평화는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확고함입니다.

존재가 그분 안에 뿌리내릴 때, 우리는 비로소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러한 말씀은 단지 정보를 주기 위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존재를 깨우고 방향을 돌이키게 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제자들에게 깊이 스며들었을 때,

그들은 이미 깨끗한 존재로 변화된 것입니다.

제자들은 더 이상 스스로를 증명하려 하지 않아도 되었고,

실패와 배신 속에서도 사랑받고 있었으며

자신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게 되었기 때문에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제자리로 돌아온 상태가 되었고,

이제 더 이상 흙먼지를 뒤집어쓴 존재가 아니라,

침된 '나"로 존재하면서,

포도나무에 붙은 살아 있는 가지가 된 것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사실이

제게 기쁜 소식이 됩니다.

나도 깨끗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씨앗이 깨어나는 날』

나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가지가 포도나무에 머물러야 열매를 맺는다”라고 하셨듯,

먼저 있어야 할 것 ‘머무름’과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말씀이 한 사람의 삶을 깨우는 과정을 시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잠들어 있음 → 말씀이 도달 → 내면의 파열 → 새 생명의 탄생

"깨끗하게 된다"는 것은 단순히 도덕적 정결함이나 행위의 문제가 아니라

참 '나'로의 존재젹 변화, 곧 부활인 것 같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슬로우묵상, 부활시기, 요한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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