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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슬로우 묵상] 등불 - 부활 제5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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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하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25 조회수65 추천수3 반대(0) 신고

부활 제5주간 토요일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요한 15.18)

 

 

이 복음은 참 어렵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 속에 살면서

어떻게 ‘세상에 속하지 않으면서 또 ‘세상을 사랑하고,

동시에 ‘세상으로부터 미움받는 삶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복음을 묵상하면서 세상이 나를 미워한다는 것은

내가 진리와 사랑을 따를 때 생기는 충돌이고

내가 침묵이 익숙한 곳에 불편한 진실을 말할 때 격는 저항이며,

내가 자기 존재에 충실할 때 생기는 불편함이 미움의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미움은 사랑과 진실에 충실할 때 생기는 부작용 같은 것이었네요.

그러니 내가 미움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면서 진실에 충실하면서 살아갈 때 생기는 긴장같은 것이고,

예수님은 그런 현실적인 긴장이 생길 것이라고 미리 알려주신 것이군요.

예수님 역시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았지만

동시에 진리를 말했기 때문에 거절당하고 배척당하셨다는 걸 기억하라고...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고, 신뢰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인정에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때로 그 사랑을 얻지 못하더라도

진리와 사랑에 충실한 자기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복음은 오늘 나에게 묻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사랑을 받아도 나는 나로 남을 수 있는가?

"세상의 사랑을 받지 못해도 나는 나로 남을 수 있는가?”

그 두 가지를 모두 품을 수 있는 내면의 자유,

그것이 하느님 나라의 길이며, 복음의 지혜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세상과 등지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세상을 사랑하시어 당신 자신을 내어주셨습니다.

그 세상은 미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사랑해야 할 존재이고, 회복되어야 할 관계이며

내가 품고 살아야할 곳입니다.

오늘도 그 부름에 응답하며,

진실하고 온유한 한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등불』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대신, 사랑이 가져오는 불가피한 반응—‘미움’—을 조용히 마주합니다.

미움은 내가 진리와 사랑을 따를 때 생기는 충돌이고,

침묵이 익숙한 곳에서 불편한 진실을 말할 때 겪는 저항이며,

자기 존재에 충실할 때 타인이 느끼는 불편함..

사랑과 진실에 충실할 때 생기는 부작용과도 같은 것 같아요.

 

의사가 약의 부작용을 감수하면서도 생명을 살리는 처방을 하듯,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 진리와 사랑이라는 이름의 ‘등불’을 계속해서 처방하십니다. 미움이 따를지라도 말입니다.

 

이 시는 사랑이 싸우지 않으면서도 마주 서는 용기, 조용히 자신을 밝히며 견뎌내는 내면의 힘에 대해 말하고 싶었어요. 그것은 어둠을 물리치는 싸움이 아니라, 어둠을 밝혀가는 존재의 방식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슬로우묵상, 부활시기, 요한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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