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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환대와 보호자 성령 “그리스도교 선교활동의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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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26 조회수56 추천수5 반대(0) 신고

2025.5.26.월요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1515-1595) 기념일 

 

 

사도16,11-15 요한15,26-16,4ㄱ

 

 

환대와 보호자 성령

“그리스도교 선교활동의 두 본질적 요소”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 하듯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이토록 그리나이다."(시편42,2)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영성을 요약한다 싶은 제가 좋아하는 오래전 지은 “산과 강”이란 짧은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밖으로는 산, 

 천년만년 임 기다리는 산

 안으로는 강,

 천년만년 임 향해 흐르는 강”<1998.1.27.>

 

저는 여기에 두 대조적인, 그러나 참 좋은 보완관계의 성인들인 성 베네딕도와 성 프란치스코를 넣어 읽어보곤 합니다. 성 베네딕도회 소속의 프란치스코 수사인 제 신원과도 잘 어울린다 싶습니다.

 

“밖으로는 산, 

 천년만년 임 기다리는 산, 성 베네딕도

 안으로는 강,

 천년만년 임 향해 흐르는 강, 성 프란치스코”

 

정주와 환대를 상징하는 산같은 성 베네딕도와 성령의 자연스런 흐름을 상징하는 강같은 성 프란치스코는 서로 대립이나 우열관계가 아닌, 교회를 참으로 풍요롭게 하는 상호보완관계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옛 현자의 가르침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물은 쉴 새 없이 흘려 보내고, 

 산은 모두를 품어 준다.

 지혜는 변화를 읽는 힘이고,

 사랑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다산>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知者樂水;지자요산),

 인자한 자는 산을 좋아한다(仁者樂山;인자요산)”<논어>

 

제 산과 강을, 강과 산으로 바꿔 말했지만 뜻은 대동소이합니다. 산과 강의 영성을, 환대와 성령의 영성을, 사랑과 지혜의 영성을 살아가는 삶이 조화롭고 균형잡힌 온전한 영성에 온전한 인간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과 요한복음 말씀은 교회선교활동의 두 본질적 요소인 산같은 “환대”와 강같은 “보호자 성령”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동행했던 선교사들의 복음 선포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곳곳에 산재한 환대의 사람들과 이들을 인도하며 보호한 보호자 성령이 함께 한 덕분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사도행전의 티아티라시 출신의 자색 옷감 장수로 이미 하느님을 섬기는 리디아가 환대의 대표적 인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리디아가 마음을 열어 바오로의 말을 경청하게 하셨고, 리디아는 온 집안과 함께 세례를 받고 이들 선교일행을 환대합니다.

 

“저를 주님의 신자로 여기시면 저의 집에 오셔서 지내십시오.”

 

주님 안에서 한 가족이 되었으니 리디아 안에서 성령과 환대가 절묘하게 일치를 이룹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보호자 성령에 대해 그 정체를 잘 밝혀주십니다.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오늘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너희에게로 보낼 보호자 곧 아버지에게서 나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그리고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를 증언할 것이다.”

 

환대와 더불어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인 보호자이자 위로자이신 진리의 영, 성령덕분에 영원한 현재진행형으로 복음 선포의 선교활동이 지속됨을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화답송 후렴처럼, “주님은 당신 백성을 좋아하신다”(시편149.4ㄱ)고 고백합니다. 당신 백성은 우리를 좋아하시기에 주님은 늘 환대와 성령을 우리에게 선물하십니다. 

 

교회선교활동의 두 본질적 요소인 환대와 성령은 교회의 삶이나 기억에서 결코 사라진 적이 없으며, 이들의 공통적 특징은 ‘겸손하여 자기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숨겨져 있다는 것’(self-effacement)입니다. 이런 성령에 대한 가톨릭교리서의 가르침입니다.

 

“하느님을 계시해 주시는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살아 계신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알려 주시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말씀하시지 않는다. 우리에게 그리스도를 드러내시는 진리의 성령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신다. 참으로 하느님다운 이런 숨김은,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요한14,17)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그분을 아는 것은 그분께서 그들 안에 계시기 때문이라는 것을 설명해 준다.”(교리687)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인 환대와 성령의 선물이 산과 강같은 성인이, 선교사가 되어 복음 선포의 삶을 살게 합니다. 바로 오늘 기념하는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인 성 필립보 네리 사제도 이의 대표적 성인이자 선교사입니다. ‘기쁨의 성인(saint of joy)’으로 불리는 참 매력적인 유쾌한 필립보 네리입니다. 

 

그는 당시 늦은 나이인 40세에 사제서품을 받았고 사제가 되기전에도 거의 17년 동안 영원한 도시 로마의 거리에서 병자들, 감옥에 갇힌 이들, 어린이들, 매춘부들을 돌보며 섬겼습니다. 성인은 결코 영원한 도시, 로마를 떠난적이 없기에 ‘로마의 사도’라 불렸습니다. 성인은 동료 사제들과 오라토리오 수도회도 설립합니다. 재치와 장난기 넘치는 유머 감각을 겸비했으며 자주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기쁨에 찬 마음은 우울한 마음보다 더 쉽게 온전해집니다.”

“기뻐하고 웃고, 원하는 만큼 농담을 하되, 죄는 짓지 마십시오.”

어제 교황님은 삼종기도후 강론시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의 기쁨 안에서 살아갑시다."

 

정말 슬픈 성인은 자체 모순이라며 아빌라의 데레사도 유감으로 여겼습니다. 성인은 유쾌하고 재치있는 말솜씨로 유머를 적절히 섞어 가면서 사람들에게 교리를 가르쳤고, 웃음 없이는 그의 설교를 들을 수 없었고, 설교가 끝나면 언제나 기분 좋게 교리의 내용을 되새길 수 있었다 합니다. 

 

필립보 네리가 1595년 5월26일 바로 오늘 고해소에서 고백성사를 베푼후 선종했을 때, 로마의 모든 이들은 “성인께서 돌아가셨다. 위대한 성인께서 돌아가셨다.”라고 말하면서 애도했다 합니다. 1595년 80세에 선종한 필립보 네리는 1615년 교황 바오로 5세에 의해  복자로 시복되고, 1622년 교황 그레고리오 15세에 의해 성인으로 시성됩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 환대의 사람이자 성령의 사람이었던 성 필립보 네리 사제입니다. 참으로 가톨릭교회를 명풍종교로 만드는 일등 공신이 이런 성인들이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임을 깨닫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각자 삶의 자리에서 환대와 성령의 관상가와 선교사로 살게 하십니다.

 

"주님께 희망을 두는 모든 이들아

 힘을 내어 마음을 굳세게 가져라."(시편31,25).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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