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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6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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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27 조회수137 추천수5 반대(0)

오늘은 쓰나미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2004년 태국 푸껫에서 있었던 쓰나미, 그리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쓰나미를 기억합니다. 수많은 생명이 사라졌고, 삶의 터전이 순식간에 휩쓸려갔습니다. 인간의 문명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자연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푸껫도 후쿠시마도 다시 일어섰습니다. 무너졌지만,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에도 이런 마음의 쓰나미가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몸이 아프고, 관계가 깨어지고, 예상치 못한 고난이 덮쳐올 때, 우리는 너무나도 약하고 흔들리게 됩니다. 이럴 때 우리 신앙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경 속 욥을 떠올려 봅니다. 그는 하느님을 잘 믿던 의인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재산도, 자녀도, 건강도 모두 잃었습니다. 말 그대로 인생의 쓰나미를 맞은 것입니다. 하지만 욥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느님께서 좋은 것을 주실 때 감사했다면, 나쁜 것을 주실 때도 감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덧붙입니다. “나는 빈손으로 이 세상에 왔고, 빈손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저는 며칠 전 하루에 두 번 병자성사를 드렸습니다. 한 분은 결혼한 지 53년 된 형제님입니다. 이미 병원에서는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다고 했고, 자매님은 이른 새벽 저를 찾았습니다. 눈물이 맺힌 자매님의 얼굴을 보며 저는 말씀드렸습니다. “형제님을 위해 울지 마시고, 함께 기도합시다. 형제님이 하느님의 평화를 누리시도록,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면 좋겠습니다.” 또 한 분은 결혼 27년 된 자매님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잘 자라고, 이제 자신의 삶을 돌아보려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치료 도중에는 허리와 심장까지 이상이 생겼습니다. 몸보다 더 힘든 건 마음이었습니다. 불면증과 불안, 체중 감소가 있었습니다. 저는 병자성사를 드리고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몸도 치료해야겠지만, 마음이 먼저 치유되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자매님의 마음에 평화를 주시기를, 성령께서 위로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아테네 사람들에게 부활을 전합니다. 어떤 이들은 비웃고, 어떤 이들은 다음에 듣겠다라며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러나 몇몇 사람은 바오로 편에 서서 믿음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들 중에는 아레오파고스 의회의 디오니시오와 다마리스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외면해도, 믿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있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성령께서 오시면, 쓰나미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게 하시고, 고통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비추어 주십니다.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의 한 마디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만이 모든 것을 얻을 준비가 되어 있다.” 욥은 모든 것을 잃고도 믿음을 지켰기에 하느님으로부터 다시 모든 것을 받았습니다. 병상에 있는 형제자매들도, 쓰나미 같은 고통을 겪는 우리 모두도, 이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느껴질 때, 바로 그때 우리는 모든 것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만나는 고난은 때로는 이유를 알 수 없고, 벗어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욥처럼, 바오로처럼,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주님을 바라볼 때,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에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고난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우리도 그 시작을 믿음으로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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