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다해 부활 제6주간 화요일 <성령께서 오시면 필연적으로 바뀌는 세 가지 생각들> 복음: 요한 16,5-11 
LORENZETTI, Pietro 작, (1325) |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아버지께 가시지 않으면 성령께서 오지 않으신다고 하십니다. 당연합니다. 엄마가 아빠에게 가지 않으면 돈을 받아 아이에게 먹을 것, 입을 것을 줄 수 없습니다. 은총은 받아서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령께서 오시면 세 가지 그릇된 생각이 바뀐다고 하십니다.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 그들이 죄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나를 믿지 않기 때문이고, 그들이 의로움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내가 아버지께 가고 너희가 더 이상 나를 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며, 그들이 심판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이미 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매우 어려운 말씀이지만, 또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씀이기도 하십니다. 엄마 젖을 먹는 아이에게 죄는 무엇일까요? 넘어지며 화분을 깨거나 다치는 게 죄일까요? 처음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진짜 죄는 부모의 자비를 믿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이 죄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자비의 표현입니다. 그분은 우리 모든 죄를 씻어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또 아이가 어떻게 의로워질 수 있을까요? 자신이 깬 화분을 물어내기 위해 돈을 벌러 나가면 의로워질 수 있을까요? 설사 돈을 어떻게 얻어서 다시 화분을 가져다 놓는다고 하여 부모에게 의로워질 수 없습니다. 부모에게 합당해지려면 그 화분을 다시 가져다 놓기 위해 엄마가 아빠에게 가시는 것에 감사해 하면 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의롭게 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죽으시고 아버지께 가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심판에 관한 생각은 어떨까요? 아이가 깨진 화분을 본드로 잘 붙여놓으면 부모의 심판을 넘길 수 있을까요? 아이는 그냥 자신이 부모의 자녀가 되었고 부모의 자녀라 믿는 순간부터 심판을 이긴 것입니다. 그분의 자녀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미 심판을 받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심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당신을 믿는 이들을 하느님 자녀로 만들어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이 모든 생각은 엄마의 젖을 먹거나 엄마가 주는 양식을 먹으며 바뀝니다. 이스라엘 백성도 처음에는 율법을 가지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죄를 짓지 않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실제로 자신들이 하느님의 자녀, 곧 하느님이 될 수 있음을 믿지 않는 것이 죄임을 몰랐던 것입니다. 이로써 그리스도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그들을 의롭게 하지 못하게 하였고 결국 심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믿지 않는 세상의 주인인 사탄의 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터미네이터 2’에서 장차 세상을 파괴할 A.I. 시스템과 맞서 싸울 유일한 희망인 존 코너는 과거의 자신을 구하기 위해 터미네이터를 보냅니다. 그 터미네이터는 1편에서 자신을 죽으려 했던 바로 그 터미네이터였습니다. T-800인 터미네이터는 더 진보한 모델, T-1000으로부터 코너의 어머니와 자신을 구하게 하려고 구형 터미네이터를 보낸 것이었습니다. 영화 초반엔 이전에 자신을 죽이려 했던 터미네이터를 믿어가는 과정이 나옵니다. 아이인 존 코너는 터미네이터에 관한 기억이 없기에 그나마 쉽게 터미네이터를 믿지만, 사라 코너는 과거 사건의 기억으로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터미네이터를 결국 믿고 함께 협력하여 진보한 모델인 T-1000을 무찌릅니다. 이 영화를 보면 T-800이 아니었으면 T-1000으로부터 결국 주인공들이 죽임을 당할 것임이 뻔합니다. 그들이 이 심판을 이기는 법은 T-800을 믿는 길입니다. 그를 믿지 않는 것이 자기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죄요, 의롭지 않음이요, 심판입니다. 그를 믿게 만드는 것이 자신들을 위한 T-800의 희생입니다. 따라서 우리 또한 그리스도를 믿지 않음이 곧 죄요, 의롭지 못함이요, 심판임을 알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우리를 위해 희생하시고 우리를 살리는 양식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