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5월 29일 _ 김건태 루카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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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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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5-29 | 조회수29 | 추천수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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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오늘 우리는, 지난 달 하느님 품으로 떠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2014년 8월 16일에 서울에서 시복하신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기념합니다. 우리나라 시복시성의 역사를 살펴보면, 기해박해(1839년)와 병오박해(1846년) 때 순교하신 분들 가운데 79위가 1925년 7월 5일 로마에서 비오 11세 교황님에 의해 시복되셨고, 병인박해(1866년) 때 순교하신 분들 가운데 24위가 1968년 10월 6일 로마에서 바오로 6세 교황님에 의해 시복되셨으며, 이분들 103위 복자가 1984년 5월 6일에 서울에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에 의해 시성됨으로써 우리 한국천주교회는 103위 성인을 모시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이 땅에 오묘하다 못해 신묘한 방법으로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 시점이 1784년 만천 이승훈 선생이 북경에서 베드로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으신 때이며, 이후 신해박해(1791년)로 시작해서 신유박해(1801년) 등 초기 여러 박해 때 수많은 신앙 선조들이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역사적 사실을 감안하면, 이 신앙의 선조들을 103위 성인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유박해 200주년이 되던 2001년에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시복을 위한 조사 절차에 들어갔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09년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 시복 청원서’가 교황청에 접수되어 ‘하느님의 종’으로 불리다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의해 복자품에 오르시게 된 것입니다. 모두 순교하신 분들이니, 중요하고 까다로운 절차인 기적 심사 없이 곧 성인품에 오르시리라는 기대로 오늘 축일을 맞이합니다. 오늘 축일의 공식 이름 제일 앞자리에 첫 번째 박해인 신해박해(1791년) 때 순교하신,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가 언급됩니다. 윤지충 바오로(1759-1791)는 전라도 진산의 양반 집안 출신으로, 1783년 진사 시험에 합격합니다. 고종사촌 정약용(요한)을 통해 천주교를 알게 되며, 이듬해부터는 스스로 교회 서적을 구해 읽으며 교리를 공부한 그는 1787년 인척인 이승훈(베드로)으로부터 세례를 받습니다. 이후 바오로는 어머니와 아우 윤지헌, 외종사촌 권상연(야고보)에게도 교리를 가르쳐 천주교 신앙을 전해줍니다. 1790년 북경의 구베아 주교가 조선의 신자들에게 제사 금지령을 내리자, 바오로는 권상연과 함께 이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집안에 있던 신주를 모두 불살라 버리며, 이듬해 어머니가 사망하자 유교식 제사 대신 천주교 의식에 따라 장례를 치릅니다. 이는 어머니의 유언이기도 했습니다. 윤지충 바오로가 신주를 불사르고, 전통 예절에 따라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는 소문은 널리 퍼지기 시작했으며, 결국 조정에까지 전해져 진산 군수에게 체포 명령이 하달됩니다.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는 1791년 10월에 진산 관아에 자수하며, 바로 전주 감영으로 이송됩니다. 그곳에서도 천주교 교리를 설명하면서 제사의 불합리함을 조목조목 지적하자, 이에 화가 난 전주 감사는 그들에게 혹독한 형벌을 가하도록 명합니다. 회유가 더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전주 감사는 최후 진술을 받아 조정에 보고하며, 조정에서 사형 판결문이 도착하자, 감사는 이 두 분을 전주 남문 밖으로 끌고 가 참수합니다. 1791년 12월 8일이었으며, 당시 바오로의 나이는 32세였습니다. 우리나라 순교자들을 대할 때마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과 함께 죄스러운 마음이 가슴을 파고듭니다. 순교자들의 그 굳건한 신앙에 비해 내 신앙은 한없이 초라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나라 천주교회에 이렇게 위대한 순교 복자들을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순교 복자들에게 존경과 찬송을 드리며, 신앙의 후손답게 열심히 살아나갈 것을 다짐하는 하루, 또한 하느님께서 이분들에게 시성의 영광을 안겨주시기를 조심스럽게 청하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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