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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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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02 조회수153 추천수4 반대(0)

며칠 전, 시애틀에서 온 젊은이를 만났습니다. 저와 같은 토끼띠라고 했습니다. 따져보니 저하고 24살 차이가 났습니다. 참 멋진 청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군 복무도 마쳤고, 미국에서도 5년간 군에서 복무했다고 합니다. 병원 근무를 하다가 전역 후에도 계속 병원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외모도 훤칠하고, 건강해 보였고, 안정된 직장까지 구했다고 하니 참 부러운 청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마음속에 상처가 있었습니다. 직장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말을 했는데, 그 일로 동료들과 마찰이 생겼고, 자신을 따돌리는 분위기를 느꼈다고 했습니다. 본인은 옳은 건 옳다, 틀린 건 틀린다.’라고 말했을 뿐인데, 왜 그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시애틀을 떠나 달라스로 왔다고 합니다. 여기서도 직장을 얻었고, 본당 청년과 인연이 되어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마음이라는 그릇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되고, 보석을 담으면 보석상자가 됩니다. 혹시 마음에 쓰레기가 있다면 이제는 그걸 버리고,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의 보석을 하나하나 담아 보세요.” 청년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은총에 감사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청년이 앞으로 늘 기뻐하고, 항상 기도하며, 언제나 감사드리는 삶을 살기를 기도했습니다.

 

어떻게 우리의 마음에 보석을 채울까요? 이웃에게 덕을 베풀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부모와 어른을 공경하고, 세상의 이치를 알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돌보고, 책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행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마음에도 아주 쉽게 잡초와 같은 것들이 들어와서 자리를 잡습니다. 교회는 그것을 일곱 가지 죄의 뿌리라고 하였습니다. 교만, 인색, 질투, 분노, 음욕, 탐욕, 나태입니다. 원하지 않는데도 들어와서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합니다. 오랫동안 사제 생활을 했어도, 수도자로 살았어도 죄의 뿌리는 어김없이 다가와 자리를 잡습니다. 존경받는 사람들도,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도 죄의 뿌리는 다가와 자리를 잡습니다. 죄의 뿌리를 뽑아내고 보석을 채우는 방법은 겸손과 비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죽지 않고 계속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부와 명예와 권력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자연을 파괴하고 우리만의 왕국을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사람은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이 드러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삶에서 드러내야 합니다. 교회는 그것을 정결, 청빈, 순명의 복음삼덕이라고 합니다. 믿음, 희망, 사랑의 향주삼덕이라고 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영원한 생명을 알았습니다. 하느님을 알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 곧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야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세례를 받고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신앙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충실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또한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이들은 19세기 말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믿음과 진리를 따랐다는 이유로 참혹한 박해 속에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들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하느님 앞에서 양심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위협 앞에서도 신앙을 선택했습니다. 그들의 마음은 보석상자처럼 빛났고, 지금도 교회의 큰 자랑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품는 가치만큼의 사람이다.” 내가 욕심을 품고 있으면, 욕심이 내 인격이 됩니다. 반대로 내가 진리, 신뢰, 감사, 정의를 품고 있다면, 나라는 사람도 그런 사람으로 드러납니다. 이번에 만난 젊은이도, 바오로 사도도, 그리고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도 결국 자기 마음 안에 진리와 믿음이라는 보석을 담았던 사람들입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마음에 담고 있습니까? 불평과 원망입니까? 아니면 감사와 기쁨입니까? 사람을 미워하고 따돌리는 마음입니까? 아니면 사람을 품고, 위로하고, 함께 가려는 마음입니까? 마음이란 매일 조금씩 채워가는 그릇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마음에 하느님 은총의 보석 하나씩 채워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주님, 제 마음이 당신의 영광을 담는 보석상자가 되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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