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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7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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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05 조회수234 추천수6 반대(0)

7청소년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40여 명의 아이들이 참여해서 저마다 준비한 악기를 연주했습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오보에, 클라리넷, 플루트, 트럼펫, 드럼까지,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되는 종합선물 세트 같은 무대였습니다. 어린 학생들부터 전공자 수준의 고학년생들까지 저마다의 음악을 들려주었고, 그 소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되어 성전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아이가 저마다 한 송이 꽃처럼,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있구나.” 우리는 꽃을 키울 때, 각각의 꽃에 맞는 물과 햇빛, 온기를 줍니다. 아름다운 음악회가 있기까지 많은 분이 수고했습니다. 7번째 음악회를 이끌어온 성음악 분과장이 있습니다. 음악회가 있기까지 신청을 받고, 포스터를 제작하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음악회 전에 예행연습을 하고, 트로피를 준비하고, 아이들과 부모들이 먹을 간식도 마련하고, 음악회가 끝나면 뒷정리까지 하였습니다. 성음악 분과장과 함께 수고해 주신 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분들의 수고와 헌신이 있었기에 청소년 음악회는 아이들의 꿈과 열정이 익어가는 등용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지친 저의 하루를 치유해 주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세 번 물으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 묻는 이유는 우리가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함일 겁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단지 감정적인 고백에 머무르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사랑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손과 발로 실천되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봉사한 분들의 헌신은 바로 그런 사랑의 실천이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선 끝까지 책임져야 해.” 길들인다는 건, 단지 누군가를 알게 되는 것을 넘어, 그 존재를 사랑하고 책임지는 일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면서, 내 이웃, 내 공동체,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책임과 헌신이 없다면, 그 사랑은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에도, 여전히 이 땅의 작은 이들을 돌보아 달라고 부탁하십니다. 그 부탁은 우리에게도 이어집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착각이 있습니다. ‘의처증, 의부증이 있습니다. 사랑이 집착과 소유로 변하여서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결혼한 자식은 이제 배우자를 사랑하고, 배우자와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어떤 부모님은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배우자에게 사랑하는 자식을 빼앗겼다고 생각합니다. 이 또한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식을 소유하려는 태도입니다. 자녀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기보다는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이 이루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자식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얻으려는 집착입니다. 참된 사랑은 무엇일까요? 사랑은 주는 것입니다. 샘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듯이, 강물은 바다로 흘러가듯이 사랑은 그렇게 계속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사랑을 하셨습니다. 사랑은 상대방을 위해서 나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위해서 목숨까지도 바치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사랑을 하셨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한다면 우리 주변의 억울한 이들,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 병든 이들을 사랑으로 대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베드로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의 사명입니다. 세례를 받아 교회의 일원이 된 모든 신앙인이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각자가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나에게 맡겨진 양들을 돌보고 있는가?” “나는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번 음악회를 준비한 성음악 분과장과 봉사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사랑은 감정의 표현일 수 있지만, 진정한 사랑은 헌신과 인내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음악회 무대에서 반짝이던 아이들의 눈빛, 봉사자들의 조용한 헌신 속에, 하느님의 사랑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다시금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그렇다면 내 양들을 돌보아라.” 이 사랑의 길 위에, 우리가 모두 함께 가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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