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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09 조회수204 추천수7 반대(0)

북미주 사제 모임에서 ‘1.5 세대신부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1세대는 어른이 돼서 이민 온 사람을 말합니다. 1.5 세대는 학생 때 이민 온 사람을 말합니다. 2세대는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을 말합니다. 1.5 세대는 1세대가 볼 때는 한국말이 조금 서투르고, 2세대의 눈에는 영어도 서투르게 보인다고 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1.5 세대는 한국말 하는 세대와도 소통이 가능하고, 영어를 하는 세대와도 소통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부님은 미국 공동체에서도 사목했고, 한국 공동체에서도 사목하였다고 합니다. 미국 공동체는 사제가 강론을 잘 준비하고, 교우들에게 친절하면 좋아한다고 합니다. 사제에 대한 존중이 있다고 합니다. 사제가 떠날 때는 기립박수도 한다고 합니다. 사제의 영어가 조금 서툴러도 문제 삼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국 공동체는 사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합니다. 강론 준비를 잘하고, 친절할 뿐 아니라, 더 많은 걸 함께 하길 바란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온 사제는 5년 정도 있다가 돌아가기에 미처 알 수 없는 부분을 1.5세 사제는 현지에서 계속 사목하기에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신부님은 사목에서 중요한 것은 정체성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문화의 차이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언어의 소통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1세대도, 1.5세대도, 2세대도 모두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입니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양들의 목소리를 잘 알고, 양들은 예수님을 따랐듯이 사제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길을 충실히 따를 때 교우들은 사제를 존중하고, 문제가 있어도 함께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60여 명 나오는 공동체에서도 36개월 있었습니다. 지금은 800명 넘게 나오는 공동체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의 규모가 아니었습니다. 사제가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고 말하면 교우들은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고 응답합니다.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과 동행하셨듯이, 사제가 교우들과 동행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먼저 말하기 전에 듣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잘 듣고, 동행하면 엉켜 있던 문제가 해결되는 걸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기 위해서 왔다고 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여러분의 발을 씻어 주는 것은 여러분도 그렇게 하라고 본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봉사할 때면 왼손이 하는 것을 오른손도 모르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축복해 주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도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강도당한 사람을 치료해 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을 칭찬하셨습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을 기억합니다. 예수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드렸던 베로니카를 기억합니다.

 

본당에서 그런 분을 보았습니다. 작년 이맘때입니다. 형제님들이 구슬땀을 흘리면서 창고 공사를 했습니다. 땅을 파고,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만들었습니다. 청년들은 창고 벽에 아름다운 벽화를 만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는 밭에 묻혀있는 보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창고 공사를 통해서 많은 봉사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형제님들은 창고 공사를 마친 후에 목수회를 만들었습니다. 목수회는 본당 에어컨 필터 교체 작업도 했고, 세례대의 누수도 고쳤습니다. 제의실의 옷장도 만들었습니다. 회의실의 탁자도 만들었습니다. 성전의 고장난 전구 교체도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십니다. 인류를 구원할 큰 업적을 남기는 것일 수도 있고, 사업에 성공해서 큰 재물을 얻는 것일 수도 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름을 남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그것도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정직하게 살고, 주어진 일에 감사드리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면 그 또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최 민순 신부님의 아름다운 시 두메 꽃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해님만 내 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숨어서 숨어서 피고 싶어라” 오늘 내가 걸어온 길이 신앙인으로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내가 걸어온 그 길로 다른 사람들도 기쁜 마음으로 따라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십시오. 여러분의 그 착한 행실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나를 믿을 수 있도록 하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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