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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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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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6-11 | 조회수195 | 추천수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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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마태 10,7-13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오늘은 성 바르나바 사도의 삶과 신앙을 기념하며 본받고자 하는 축일입니다. ‘바르나바’라는 이름은 그의 본명이 아닙니다. 그의 원래 이름은 ‘요셉’이었지요. 그런데 그가 주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했던 수많은 일들이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었기에,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그를 ‘위로자’, ‘격려자’, ‘용기를 북돋워주는 사람’이라는 뜻의 바르나바라고 부르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 ‘애칭’이 바르나바 자신에게도 큰 영광이자 기쁨이 되었겠지요.
그런데 바르나바가 그런 인물이 된 것은 사실 좀 뜻 밖의 일입니다. 키프로스 태생으로써 레위계 사제 출신이었던 그는 예루살렘 시내에 많은 땅을 소유한 부자였기 때문입니다. 재물에 대한 탐욕과 집착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를 생각하면, 그로 인해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해보면, 그런 바르나바가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에 나오는 그 부자처럼 자신과 가족의 안위만 생각하며 이기적으로 사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지요. 그러나 바르나바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했던 초기 교회 공동체의 뜻에 따라, 자기가 소유한 그 많은 땅을 판 돈을 가져다가 주님의 뜻에 따라 잘 써달라며 사도들에게 아낌없이 봉헌했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는 제자로서의 소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아무 것도 지니지 말고’ ‘거저 주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기고 그대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그 덕에 주님을 따르는데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해로운 쓰레기로 여기는, 주님만 있으면 충분하다 여기며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재물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세상에서 그렇게 사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런 바르나바를 우러러보고 존경합니다. 사도행전 저자인 루카도 그에 대해 이렇게 소개할 정도입니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되었다.” 그를 두고 ‘착하다’고 한 것은 그저 도덕, 윤리규범에 어긋남이 없이 올바르게 살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무엇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고, 선한’ 것인지를 생각하며 그대로 살기 위해 노력했기에 그 모습을 보는 많은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께 관심을 갖고 믿는 계기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따른 것이지요.
우리도 그런 바르나바 사도를 본받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지금 누리는 것을 그저 나만을 위한 것으로 여기며 이기적으로 살지 말고, 우리 모두가 충만한 기쁨과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며 그 뜻을 따르기 위해 기꺼이 봉헌하고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말 한 마디, 행동거지 하나도 삼가며 내 삶 전체가 나에게는 기쁨과 보람이 되고, 사람들에게는 모범이 되며,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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