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광야 순례 여정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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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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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7-24 | 조회수91 | 추천수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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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24.연중 제16주간 목요일
탈출19,1-2.9-11.16-20ㄴ 마태13,10-17
광야 순례 여정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시는 주님”
“당신을 향하여 두 손을 펴들고, 내 영혼 마른땅처럼 당신을 그리나이다.”(시편143,6)
아침 일찍 가뿐한 옷차림으로 밝은 얼굴로 휴가를 떠나는 김 안토니오 수도형제에게 강복을 주었습니다. 이처럼 광야 순례 여정 끝내고 아버지의 집으로 홀가분하게 휴가를 떠나는 것 같은 죽음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 요셉 수도원 십자로의 중심부에 자리잡았던 예수님 부활상이 일이 있어 장시간 외출했다가 어제 귀가해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평화의 집, 성모님도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많이 허전했었는데 오늘 새벽 산책시 발견하고 매우 반갑고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비로소 수도원 삶에 중심과 질서가 잡힌 느낌입니다. 수도원내 평생 정주의 내적 광야 여정중 하루하루 날마다 산책때 마다 눈여겨 보는 ‘삶의 이정표’와도 같은 예수님 부활상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이집트 땅에서 나온 뒤, 시나이 광야에 이르러 그 곳 시나이 산 앞에 진을 침으로 오늘 탈출기는 시작됩니다. 바야흐로 40여년 광야 여정이 시작된 것입니다. 광야 여정이 시작되면서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간의 계약체결 준비가 끝나자 마침내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하느님께서 계약체결을 위해 시나이 산에 나타나십니다. 바야흐로 하느님을 체험하고 십계명을 받게 될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광야 여정이 상징하는 바, 우리 믿는 이들의 광야 순례 여정입니다. 예외없이 우리 믿는 모든이들이 혼자가 아닌 더불어 주님의 광야 순례 여정에 참여합니다. 시나이 산이 상징하는 바 저에겐 여기 불암산입니다. 한국은 어디나 산이기에 날마다 산을 볼 수 있을 것이니 산을 볼 때마다 하느님의 산, 시나이 산이라 생각하십시오. 집무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불암산을 볼 때 마다 작년부터 자주 즐겨 외우는 ‘산앞에 서면’이란 다음 좌우명 자작 고백시입니다.
“산앞에 서면 당신앞에 서듯 행복하다 꽃같은 하루 꽃같이 살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의 인도하에 시나이 산앞에서 주님을 체험했고 십계명을 받았듯이 우리 역시 주님 앞에 마음을 새롭게 하며 주님의 말씀을 받습니다. 바로 날마다 미사를 봉헌하는 사람들, 광야 여정중 오늘 시나이 산앞에서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주님을 만나고 실천할 계명을 새롭게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광야 순례 여정의 참 고마운 이정표와도 같은 매일 미사입니다. 미사중 성체를 모실 때 마다 떠오르는, 제가 참 좋아하는 성가 177장입니다. 3절까지 다 은혜롭지만 1절만 인용합니다.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은 만나를 먹으며 저 광야의 험난한 길 사십년을 걸어갔네 약속한 땅이여 오 아름다운 대지여 영원히 젖과 꿀이 흐르는 그곳 이빵을 먹는 자는 그 복지얻으리 아, 영원한 생명의 빵은 내 주의 몸이라.”
시간되면 나머지 2-3절도 불러 보시기 바랍니다. 광야 여정의 영원한 이정표가 됨과 동시에 광야 여정에 결정적 도움이 되는 주님의 미사은총입니다. 제가 늘 강조해온 내용도 생각납니다.
“광야 인생 순례 여정중 성인, 괴물, 폐인 셋중 하나다! 다른 가능성은 없다. 주님과 늘 함께 할 때는 성인이지만 주님을 떠날 때 자기를 잃어 괴물도 세상 것들에 중독되어 폐인도 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광야 여정중 젖과 꿀이 흐르는 그곳이 상징하는 바 주님께 대한 희망을, 꿈을, 길을 잃고 무지의 어둠중이 해매는지요? 그래서 우리의 무지를 일깨우고자 요즘 복음의 하늘 나라의 비유들입니다.
어제 우리는 복음의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 주님께 궁극의 희망을 두고 씨뿌리는 삶에 항구할 때, 즉 말씀을 듣고 실천하며 전하는 삶에 충실할 때, 부분적으로는 실패인생 같지만 결국은 수확 풍부한 성공인생임을 배웠습니다. 이런 믿음이, 희망이 험난한 광야 여정중 유혹에 빠져 몸과 맘 망가지거나 무너짐없이 긍정적, 낙관적 광야 인생을 살게 합니다.
문제는 누누이 강조하는 바 인간 마음의 고질적 질병이자 악이자 죄인 무지입니다. 눈먼 탐욕, 교만, 성냄, 어리석음등 모두가 무지에서 기인합니다.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는 말씀의 빛이요 무지에 대한 궁극의 처방은 회개 은총을 통한 주님과의 만남뿐입니다. 오늘 복음중 인용된 이사야의 예언은 우리 무지한 인간에 대한 묘사같습니다.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재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예나 이제나 변함없는 이런 무지의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은총이 있어 무지로부터의 해방이요 이래서 주님의 성령께 마음을 활짝 여는 의지적 노력, 겸손한 회개가 절실합니다. 그러나 참으로 마음을 활짝 열어 경청과 겸손으로 주님을 만날 때 비로소 무지의 치유요 구원입니다. 그러니 광야 순례 여정중 무지의 치유에 매일 미사은총보다 더 좋은 처방은 없습니다.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께 마음을 활짝 개방한 경청과 겸손의 우리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복음 말씀입니다.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느니 행복하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의인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고자 갈망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듣고자 갈망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이처럼 참 행복의 비결은 단순합니다. 무지에서 벗어나 제대로 볼수 있고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이들이 실로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주님을 갈망하십시오. 무지에 대한 궁극의 답은 주님과 만남의 은총뿐입니다.
“주님, 어디로 가야 할 길 내게 알려주소서. 내 영혼 당신을 향하여 있나이다.”(시편143,8ㄴ).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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