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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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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7-31 조회수74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 마태 13,47-53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우리는 이번 주 내내 ‘하늘나라’에 관한 비유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월요일에는 겨자씨의 비유를 통해 ‘하늘나라’라는 가치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기쁨이 외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누룩의 비유를 통해 하늘나라에 대한 희망이 우리 마음을 내적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수요일에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의 비유를 통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과 참된 행복을 가져다주는 하늘나라라는 귀한 ‘보물’을 얻기 위해서는 자기 것을 전부 내어놓는 희생과 세상 것들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결단이 필요함을 알려주셨지요.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이는 그물의 비유를 통해 당신 자녀인 우리를 한 사람이라도 더 당신 나라에 들어가게 하시고자 우리를 기다려주시고 기회를 주시는 하느님의 자비, 그리고 끝까지 그 자비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고 잘못된 길을 고집하는 이들이 마주하게 될 결과인 파멸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오늘 비유에 등장하는 ‘그물’은 티베리아스 호수에서 일하는 어부들이 쓰는 것으로 길이가 4-500미터 너비가 2-3미터에 달하는 굉장히 큰 그물입니다. 그렇게 큰 그물을 넓은 지역에 걸쳐 펼쳐놓다보니 호수 아래에 살고 있는 온갖 고기들이 다 잡히지요. 그렇게 큰 그물을 치고 건져 올리는 일, 그물에 걸린 물고기들을 선별하고 조업을 마친 후 그물을 손질하는 일에는 굉장히 큰 수고와 노력이 들어가기에 그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선뜻 실행하기 어렵습니다. 효율과 비용을 따지는 우리라면 낚시나 창살을 가지고 값이 많이 나가는 좋은 물고기만 노려서 잡으려고 들겠지요. 하지만 당신 자녀인 우리를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은 기꺼이 ‘그물’이라는 방식을 택하십니다. 의인과 악인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더 많은 이들에게 구원받을 기회를 주시기 위함입니다. 밀밭에 심겨진 가라지를 즉시 뽑아내지 않으시고 추수 때까지 그냥 놓아두시는 것처럼, 당신 자비의 그물에 걸린 ‘나쁜 물고기’들이 어떻게든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여 ‘좋은 물고기’로 변화되도록 기회를 주시려는 것이지요. 그리고 종말의 때가 되면 하느님께서 직접 좋은 물고기와 나쁜 물고기를 선별하시어 그에 합당한 심판을 내리실 겁니다. 좋은 물고기는 당신 품에 담아 하늘나라로 데려가시고, 나쁜 물고기는 배 밖으로 던져 세상과 함께 멸망하도록 내버려두시면 버려진 이들은 거기에서 후회와 절망 속에 울며 이를 갈겠지요.

 

그러니 선별작업이 이루어지기 전에 얼른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물고기’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좋은 물고기란 하느님 나라에 살기에 합당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주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그 뜻에 맞게 살고자 열심히 노력한 이들입니다. 이들은 욕망과 집착에 휘둘려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을 하려 들지 않고, 늘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하고 그분 뜻을 신경쓰며 하느님께서 좋아하실 일들을 하려고 노력했기에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교회 공동체에 불만을 가진 이들은 그 안에서 ‘천사’와 ‘악마’가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 불만을 갖지만, 바로 그 사실이 부족하고 약한 우리에게는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사람으로 변화될 기회, 그래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기회가 되기에, 불만을 가질 일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께 감사할 일입니다. 지금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신앙인의 삶에는 실패도 없고 성공도 없습니다. 당장 실패나 성공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건 신앙생활을 대충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노력하면 구원의 기회가 있다는 뜻이요, 마지막 순간까지 방심하면 안된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즉 우리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좋은 물고기’로 남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하는 겁니다. 그러니 심판을 두려워하며 주눅든 채 살지 말고,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이’, 부족했던 과거를 교훈 삼아 지금 이 순간 하느님 뜻을 더 철저하게 따르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복된 내일을 희망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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