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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믿음의 여정 “기도, 회개,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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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8-07 조회수112 추천수3 반대(0) 신고

2025.8.7.연중 제18주간 목요일                                                                

 

민수20,1-13 마태16,13-23

 

 

믿음의 여정

“기도, 회개, 믿음”

 

 

“오늘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마라.”(시편95;7ㄹ,8ㄴ)

 

늘 자주 듣는, 늘 강조해도 부족한 오늘의 화답송 후렴입니다. 하루하루가 우연의 날이 아니라, ‘기도하라, 회개하라, 사랑하라, 공부하라’고 하느님 주신 선물의 날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집을 향해 믿음의 여정을 살아가는 희망의 순례자들입니다. 

 

얼마전 로마에서는 세계 젊은이들의 모임이 있었고 메주고리에서도 제36차 국제 젊은이들의 축제가 8.4-8일까지 “주님의 집에 가자 할 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시편122,1) 주제로 열리고 있습니다. 레오 교황은 이 주제어가 그를 깊은 감동에 젖게 한다는 말씀과 더불어 참으로 고무적인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사실 윗 시편 구절은 제가 11년전 산티아고 순례 여정시 가장 많이 되뇌었던 성구였습니다. 

 

“주님의 집에 가자 할 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시편122,1)

 

800km 2000리 산티아고 대 성전에 가까워질수록 샘솟는 힘에 나는 듯 가볍게 걸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산티아고 믿음의 순례 여정은 끝난 것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그때도 날마다 새벽에 일어나 강론을 썼고 미사를 드린후 순례 여정에 올랐듯이 지금도 그 여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레오 교황의 메주고리 젊은이들 모임에 주신 아름답고 감동적인 메시지가 길다 싶지만 그대로 나눕니다.

 

“이 주제어는 우리를 하느님을 향해, ‘실로 편안하게 느껴지는(truly feel at home)’-거기에는 그분의 사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에- 그분의 처소를 향해, 움직이게 하는 여정을, 갈망을 환기시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유일한 참길입니다. 그리스도 그분은 우리와 동반하시며, 우리를 인도하시며, 길따라 가는 우리를 강하게 하십니다. 그분의 영은 우리의 눈을 열어주시고, 우리 자신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보게 합니다.

 

어느 누구도 혼자 걷지 않습니다. 우리의 길들은 언제나 다른 이들과 함께 얽혀있습니다. 우리는 만남을 위해, 더불어 걷기 위해, 그리고 분담된 목표를 위해 창조되었습니다. ‘주님의 집은 거리상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순례자 백성으로서 분담된 여정의 기쁨입니다’(성 아우구스티노). ‘우리 걸어 갑시다, 걸어갑시다!’(Let us go, let us go!)’ 서로 격려합시다. 

 

어느 누구도 혼자 걷지 않습니다. 우리 서로 격려합시다. 서로 불을 붙입시다. 우리 마음들의 불꽃들이 앞의 길을 밝히는 더 큰 하나의 불이 되도록 합시다. 사랑하는 젊은이들이여! 여러분은 ‘외로운 순례자들(solitary pilgrims)’이 아닙니다. 주님을 향한 이길을 함께 걷는 것입니다. 그것은 교회 안에서 살아가는 ‘믿음의 아름다움(the beauty of a faith)’입니다.”

 

레오 교황의 열정과 믿음의 고백처럼 들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수제자답게 참 멋지게 예수님을 고백하여 예수님의 극찬과 더불어 넘치는 책임의 축복도 받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시공을 초월한 만고불변 영원한 진리의 고백입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 첫 수난과 부활의 예고를 듣는 순간, 베드로는 극구 만류하다 주님의 청천벽력같은 충격적 질책을 듣습니다. 이 말씀 역시 우리에게는 평생 화두와 같이 우리를 회개에로 이끄는 말씀입니다. 반석이라 극찬을 받던 베드로가 졸지에 걸림돌로 전락되는 어처구니 없는 순간입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사탄의 유혹은 늘 곁에 있습니다. 사탄은 누구나의 가능성입니다. 하느님을 까맣게 잊고 하느님의 일이 아닌 사람의 일만 생각할 때 졸지에 사탄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쓴약은 몸에 좋습니다. 아마도 베드로의 믿음의 여정에 이 충격적 꾸짖음은 평생 참 좋은 자극이요 도전이 되었을 것입니다. 모든 실패나 실수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자기를 비우는 겸손의 계기로, 공부로 삼을 때 계속되는 믿음의 성장이자 성숙입니다.

 

오늘 민수기의 이스라엘 백성들과 모세와 아론은 모두 우리 믿음의 반면교사가 됩니다. 광야 여정중 주님의 은혜를 까맣게 잊고 하느님과 모세를 원망하며 불평, 불만을 여과없이 토로하는 이스라엘 백성들, 참으로 기도와 회개를 통한 믿음이 전무했음을 봅니다. 

 

“이 반항자들아, 들어라. 우리가 이 바위에서 너희가 마실 물을 나오게 해 주겠다.”

 

바위에서 샘솟는 물이 상징하는 바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늘 반석이신 주님위에 믿음의 인생집을 지을 때 갈증의 해소와 더불어 안정과 평화입니다. 이들의 불신을 꾸짖는 모세의 질책과 이어 공동체를 제대로 이끌지 못한 이스라엘 공동체의 지도자인 모세와 아론의 부족한 믿음에 대한 주님의 책임 추궁이 참 엄중하니 새삼 운명의 한몸 공동체임을 깨닫게 됩니다.

 

“너희는 나를 믿지 않아 이스라엘 자손들이 보는 앞에서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이 공동체에 주는 땅으로 그들을 데리고 가지 못할 것이다.”

 

하느님의 처사가 너무하다 싶지만 부족한 믿음의 우리에게는 참 좋은 반면교사가 됩니다. 소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는 말도 있듯이, 이런 과정을 통해 이미 되돌이킬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지만 모세는 심기일전 믿음의 자세를 새로이 했을 것입니다. 아론은 곧 죽어 묻혔고 모세도 약속된 땅에 가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새삼 믿음의 여정에 한결같은,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가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믿음의 여정에 참 좋은 도움이 됩니다.

 

“하느님 저를 구하소서, 주님 어서 저를 도우소서.

 저의 도움, 저의 구원은 주님이시니, 

 주님, 더디 오지 마소서.”(시편70,2.6).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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