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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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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09:37 조회수26 추천수2 반대(0)

며칠 전, 북미주 한인 사목 사제 협의회를 맡게 되면서 LA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인수인계 과정을 거치며, 이 협의회의 역사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17대 회장이니, 그 앞에 열여섯 분의 사제들이 있었던 셈입니다. 그분들은 불모지 같던 북미 땅에 사목 사제 협의회의 씨앗을 뿌리고, 그 뿌리를 깊이 내리게 하였습니다. 이제는 그 협의회가 마치 반석 위에 세워진 교회처럼 든든히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에는 사제들이 각자 외롭게 사목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배 사제님들의 헌신 덕분에 이제는 서로를 위한 쉼터, 기도의 자리, 연대의 공동체가 생겼습니다.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매일 미사도 발행하였고, 자연재해나 어려움이 있을 때는 서로 돕는 모금도 하였습니다. 북미 지역에서 열리는 신심 단체들의 모임도 서로 협력하며 이끌어왔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건 이 모든 일을 위해 오랜 세월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직원들입니다. 2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며 협의회를 지켜온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이 공동체가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 여정 중에 아브라함처럼 따뜻한 교우 가정을 만났습니다. 나그네였던 저와 동행한 사제를 정성껏 맞이해 주셨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이 참 고마웠습니다. 또 한 형제님은 하느님께서 주신 재물을 이웃과 나누며, 아내를 기리는 재단을 만들어 가난한 이들을 도왔습니다. 북미 지역에 파견된 수도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 형제님이 조용히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분을 보면서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살면 가능하다는 확신도 들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는 이방인 룻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룻은 혈연도 아닌 시어머니 나오미를 따라 베들레헴으로 돌아갑니다. 사람으로서는 하기 어려운 선택이지만, 룻은 사랑과 충실함으로 그 길을 걸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선택을 축복하셨고, 룻은 다윗 왕의 증조할머니가 되었고, 결국 그 후손 가운데 마리아가 태어났습니다.

 

우리가 오늘 기념하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역시 하느님의 뜻에 라고 응답한 분입니다. 마리아는 다윗의 후손으로서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세상에 잉태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하늘의 모후로서 우리를 위해 전구 해 주십니다. 마리아는 당신의 삶으로, 사랑과 순종이 얼마나 큰 축복을 불러오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장 큰 계명을 말씀하십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그리고 그다음으로 중요한 계명은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여라.”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오늘 마리아의 모후 기념일을 맞이하여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아야 합니다. 내가 지금 누구를 사랑하며, 누구와 함께하며,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가? 우리의 사랑은 하느님을 향하고 있습니까? 우리의 시간과 재능과 물질은 이웃을 향해 열려있습니까? 마리아처럼 라고 응답하는 삶, 룻처럼 끝까지 함께 걸어가는 삶, 그리고 북미주 사제 협의회와 그에 참여한 모든 이들처럼 서로를 위해 헌신하는 삶, 이런 삶이 바로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계명의 삶입니다. 우리가 모두, 하늘의 모후, 성모 마리아의 전구 안에서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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