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설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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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8-10-27 | 조회수6,373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설마요.
가끔 텔레비젼에서 착한 일을 한 사람을 취재하는 것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당사자들은 자신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자격이 없다, 이런식의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끝까지 거부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도록 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저 의례적인 반응일 수 도 있겠다 싶은 뜨악한 심정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일 이 너무 보잘 것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뜨악한 내 심정은 그 저지 못한 저의 삶에 대한 투정일 뿐이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작은 겨자씨와 누룩에 비유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내지는 하느님 나라 그 자 체인) 것들이 화려한 보석이나 대단한 거목이 아닌 아주 작은 씨 앗과 누룩이라는 말씀은 저에게 많은 것을 던져 줍니다. 그 겨자 씨도 자신이 새가 쉴 수 있을 만큼의 큰 나무가 되리라는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누룩도 마찬가지로 아주 작은 물질일 뿐인 자기 가 서말이나 되는 밀가루를 부풀리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상 상도 못 했을 것입니다.
만약 겨자씨와 누룩에게 "너희들이 이렇게 큰 것들을 만들어 냈단다." 라고 하면 "설마요." 라고 대답할 듯 합니다.
이제 저의 삶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네가 하느님 나라를 이루었단다." 라고 말씀하실 때, 아무런 사심없이(!) "설마요. 주님." 이렇게 대답 할 수 있는 저이기 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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