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아름다운 분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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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8-11-04 | 조회수8,337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아름다운 분노
소설중에서 '아우를 위하여'라는 황석영씨의 작품이 있습니다. 내용은 이문열씨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비슷하고요. '억압'과 '폭력' 에 지속적으로 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얻어 터지고 깨지면서도 그 폭력에 맞섭니다. 눌렸던 사람들도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하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제자가 되려면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형제 자매나 심지어는 자기 자신마저도 미워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좀 어리둥절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형제자매끼리 사랑하라는 말씀이 지당할 듯 한데, 오늘은 좀 엉뚱하십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이것 역시 예수님 툭유의 말투인 듯 합니다. 자신의 길이 얼마나 험난 할지를 알고 계시고, 자기를 따르는 제자의 길도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을 아십니다. 그 어려움에 대한 각오를 심어 주고 계실지도 모르죠. 그리고 '자기 자신을 미워하라는' 그 말씀의 의미는 좀 더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너도 살기 힘들구나, 나도 살기 힘들다. 할 수 없지.....' 라는 심정들이 요즘 이곳저곳에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자기자신을 미워해야 할것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앞에서의 그런 자포자기의 심정을 미워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시대, 그리고 2000년 전 팔레스틴의 척박함에서 그 분은 어떤 심정으로 제자들을 모았는지를 묵상해 봅니다. 그것은 엉켜가고 있는 시대를 향한 분노 였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저는 제 맘속에 제가 너무 꽉 차있어서 분노할 줄 모릅니다. 분노라는 감정은 행동을 끌고 나와야 하므로 너무 두렵습니다.
그러나 끝없는 '자비로움'은 아름다운 분노임을 알고 나니 맘이 무거워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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